얼마 전 제주 중산간 일대에
들개들이 닭장에 침입해
안에서 키우던 닭들이 피해를 입었습니다.
들개로 인한 민원이 끊이지 않으면서
자치경찰이
포획작업을 이어가고 있지만
들개들이 점차 지능화되면서 포획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김경임 기자의 보도입니다.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의 한 닭장.
닭장 아랫부분이 휑하게 구멍났습니다.
안에 있는 닭 몸통 곳곳은
깃털이 뽑혀 붉은 피부가 드러났습니다.
얼마 전, 들개가 공격한 흔적들입니다.
이 곳에 들개가 나타난 건 지난 14일.
닭을 물고 달아나는 걸
뒤늦게 주인이 발견해 쫓아냈지만
이미 닭장 안은 쑥대밭이였습니다.
<인터뷰 : 김호종 / 들개 피해 주민>
"암탉 하나를 물어서 나가는 걸 쫓아서 돌로 맞추니까 놔두고 갔어요. (개가 엄청 컸어요? 사나웠어요?) 사나웠는지 아닌지 어떻게 범접을 못했죠.
우린 나이 먹은 늙은이가 뭘 하겠어."
<스탠드 업 : 김경임>
"들개가 나타났던 곳입니다.
닭장을 뚫고 들어가 피해를 입히면서
현재는 임시로 막아둔 상태입니다."
신고를 받은 자치경찰이 포획틀을 설치해
지난 16일과 19일
두 차례에 걸쳐 들개 2마리를 포획했습니다.
또다시 나타나진 않을까
2,3중으로 울타리를 더 설치했지만,
불안한 마음이 앞섭니다.
<인터뷰 : 김호종 / 들개 피해 주민>
"결국은 보니까 개가 사납더라고요. 집에서 매놓고 키운 건 좀 순하잖아요. 근데 개가 사나운 건 쫓으면 달려들려고 하고 소리 지르면서."
들개는 중산간 일대 곳곳에서 발견됩니다.
밭 주위를 무리지어 다니며
작업하는 사람을 위협하고,
집에서 키우는 개를 공격하거나
사료를 빼앗아 먹기도 하면서 골칫거리입니다.
점차 야생화된 들개는
생존본능이 강해지면서
공격성이 높아지는데
중산간 일대에는
고령층이 많은 만큼 더 위협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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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자치경찰이
들개가 자주 출몰하는 지점을 중심으로
포획틀을 설치해
집중 포획작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최근 3년 사이
자치경찰이 동부 중산간 지역에서 포획한 들개는
70마리에 이릅니다.
제주 중산간 지역에
서식하는 들개는
2천 마리로 추정되지만,
실제 포획되는 개체 수는
해마다 줄어들고 있습니다.
들개는 유해동물로 지정되지 않아
포획틀을 이용해서만 잡을 수 있는데,
이 방식에 익숙해진 개들이
아예 포획틀 근처로 오지 않거나
유인하기 위해
뿌려놓은 먹이만 먹고 달아나면서
포획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겁니다.
<인터뷰 : 이영철 / 제주자치경찰단 동부행복치안센터장>
"무리를 지어 다니는데 포획틀을 설치해서 이제 동료가 잡히는 걸 보게 되면 답습이 돼서 들개들이 포획틀로 들어오지 않게 되는 상황이 됩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포획틀로 포획되는 경우가 적은 편입니다."
들개로 인한 피해가 해마다 되풀이 되고 있는 상황.
자치경찰은 포획 작업을 이어가는 한편
지속적인 순찰과
드론을 활용한 모니터링 등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KCTV뉴스 김경임입니다.
(영상취재 : 김승철, CG : 박시연, 화면제공 : 제주자치경찰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