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사건으로 희생된 유해의 신원이 65년 만에 확인돼
유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이번 신원 확인 작업에는
새로 개발된 유전자 검사 기법의 도움이 컸습니다.
앞으로 추가로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길이 열렸지만,
예산 확보가 관건입니다.
조승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제주4.3사건 희생자들의 유해가 보관돼 있는 봉안관.
어렸을 때 헤어졌던 아버지가
작은 유골함에 담겨 딸과 마주했습니다.
알파벳과 숫자로 적혀있던 유해번호는
65년이 지나서야 원래 이름을 되찾았습니다.
더 일찍 찾아뵙지 못해서, 지나간 시간이 야속해서
딸은 감정이 북받쳐오릅니다.
<녹취 : 김경자 / 4·3희생자 유가족 >
아버지가 6~7살 때 돌아가셔서 외할머니, 외삼촌과 같이 컸다.
외할머니가 아버지 돌아가셨다고 하셔서 그렇게 알고 있었다.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제주공항 남북활주로에서 발굴된
4.3희생자 유해 13구의 신원이 확인됐습니다.
유해 발굴사업은 2006년부터 시작됐지만
발굴한 유해가 오래돼 변질되면서
신원 확인에 어려움을 겪어 왔습니다.
제주는 지형적으로 좁기 때문에
발굴한 유해와 유가족으로부터 채취한 DNA 시료가
유전적으로 우연히 같은 가능성이
다른 곳보다 높은 것도
신원 확인이 어려웠던 이유입니다.
이런 가운데 서울대학교 법의학연구소가
오래되고 변질된 시료로도 유전자 검사를 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하면서
신원 확인이 한층 수월해 졌습니다.
<인터뷰 : 이숭덕 / 서울대학교 법의학연구소 교수 >
오래된 시료, 변질된 시료에서 검사가 가능하기 때문에 유해에 대해서 유망하다. 가능성이 있지만 확실하지 않아서 (결과를) 못 내보낸
<수퍼체인지>
시료나, 가능성을 아직까지 확인하지 못한 시료에 대해서 이런
검사를 하게 되면 의미있는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예상한다.
하지만 신원 확인에 필요한 예산이 문제입니다.
이번에 19구의 신원을 확인을 하는데 들어간 사업비만 1억 원.
지금까지 행방불명된
4.3희생자 3천여 명의 유해를 추가로 발굴하고,
발굴해 놓고도 주인을 찾지 못한
유해 300여 구의 신원을 확인하려면
막대한 예산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인터뷰 : 김익수 / 제주 4·3사업소장 >
앞으로도 국비와 지방비를 투입해서 유해 발굴사업과 찾아낸 유해에 대한 DNA 검사를 통한 가족 찾아주기 사업을 꾸준히 추진해 나가겠다.
유해의 신원을 보다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길이 열린 만큼,
억울하게 희생된 원혼을 달래기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관심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KCTV 뉴스 조승원입니다.
조승원 기자
jone1003@kctvjej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