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틀+인트로>
대구, 여수시장 화재 그림
<오프닝>
"앞서 보신 두 화재는
모두 전통시장에서 발생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도내 시장은 화재로부터 안전한지,
대비는 잘 돼 있는지
카메라포커스에서 살펴보겠습니다."
설 명절 대목을 맞은 제주시 동문시장.
점포가 다닥다닥 붙어 있고
천장이나 벽면은 불에 타기 쉬운 재질로 돼 있습니다.
대구 서문시장과 여수 수산시장 화재는
누전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동문시장 점포에서도
어지럽게 엉킨 전선이 어렵지 않게 발견됩니다.
<시장 상인>
"왜냐면 우리가 길게 해달라고 해서 이렇게 해놓은 거예요."
매일 영업하는 시장에는 감시하는 사람이 있다고 해도,
오일장은 상황이 다릅니다.
<브릿지>
"장이 서지 않아 아무도 없는데 전기 콘센트는 켜져 있습니다.
전기로 인한 화재 가능성을 배재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시장에서 전기 만큼 흔하게 사용하는 가스시설도 살펴봤습니다.
가스통이 외부에 노출돼 있지만 고정 장치는 없습니다.
<강문석 / 서귀포소방서 예방지도담당>
"호스가 고무호스인데 바로 버너 옆에서 열받으면 녹을 수 있어서 위험하니까..."
화재 위험이 시장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데 대비 상태는 어떨까.
점포마다 소화기가 비치돼 있어도 무용지물입니다.
<시장 상인>
"(소화기 쓰실 줄 아시죠?) 잘 모르는데...들을 때 뿐이지 나중에는 잊어버려서..."
누전 화재를 막을 수 있게 점포마다 차단기가 달려 있는데
설치 상태는 엉망입니다.
<김종필 / 한국전기안전공사 제주지역본부 기술진단부장>
"아이고 여기는 누전차단기도 없네. 다 빨간 버튼이 달려있는데 이것만 없잖아요? 이거는 일반차단기라고 누전이 발생해도 차단이 안됩니다."
소방차가 들어올 수 없는 시장 골목길에 설치된 소화전은
오토바이나 상자 등으로 가로 막혔습니다.
<브릿지>
"화재가 났을 때
초기에 불길을 잡을 수 있는 게 바로 이 소화전인데요,
하지만 자물쇠로 잠겨 있고
아무리 힘을 줘도 열리지 않습니다."
화재 피해를 보상해주는 화재보험 가입도 저조합니다.
전국 평균 가입률이 26.6%인데 반해,
제주는 0.3%에 그쳤습니다.
<시장 상인>
"어떻게 보면 보험도 장사 아닙니까? 그런데 와서 보니까 집도 노후돼 있고 하니까 보험사들도 상당히 꺼립니다. 그래서 보험도 마음대로 들 수 없습니다."
물론, 화재 예방을 위해 노력하는 시장도 있습니다.
서귀포 매일올레시장과 제주시 서문공설시장의 경우
시설 현대화 사업을 통해
감시 체계와 소방 장비를 확충했습니다.
<현상철 / 서귀포매일올레상가조합 상무이사>
"분기별로 소방서와 자체적으로 소방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내부에도 소화전이나 상가마다 소화기를 비치해놓고 있고..."
그럼 왜 이렇게 시장마다 차이를 보이는 것일까.
우선, 예산의 한계가 지목됩니다.
중소기업청이 제주 전통시장에 지원하는 국비 예산은
한해 평균 45억 원.
대부분 시설 현대화 사업에 쓰이는 반면
화재안전시설에는 10% 정도만 투입되고 있습니다.
이마저도 도내 시장들이 나눠 갖다보니
개별 점포마다 화재안전시설 예산이
골고루 분배되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법에도 맹점이 있습니다.
현행법상 건물 형태의 점포는
화재안전시설을 의무적으로 갖춰야 하지만
거리 형태의 점포에는 이런 규정이 따로 없습니다.
그마저도 국.공유지와 사유지 사이에 차이가 납니다.
<브릿지>
"천장 가까이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어
화재에 대비하고 있는데요,
바로 옆 구간은 어떨지 이동해보겠습니다.
스프링클러를 찾아볼 수 없습니다.
같은 오일장 안에서도 소방시설이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각 시장마다 구조와 특징이 다르지만,
소방시설이 획일적으로 시공되고 관리된다고 지적합니다.
<임채현 / 제주국제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대응이 많이 개선됐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천편일률적인 방법들, 감지기, 소화기, 소화전 정도 설치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차별화된 소방설비, 대응시스템을 구축해야 안전성이 확보된다"
시장 화재는
개인의 피해가 전체의 피해로 번질 수 있기 때문에
사회 안전망을 구축하는 차원에서
행정의 역할도 주문합니다.
<김용범 / 제주도의회 보건복지안전위원장>
"화재보험에 가입하면 중기청에서 인센티브가 있습니다. 행정에서도 인센티브를 마련해서 (가입을 장려해야 하고) 현재 소방 예산이 상당히 부족합니다. 추경에라도 현실화시킬 수 있도록..."
국민안전처가 최근 전통시장에 대한
소방안전 점검을 실시한 결과
도내 점검 대상 시장 18개 가운데
합격점을 받은 곳은 5군데 뿐.
나머지 13곳은 불량 판정을 받았습니다.
<클로징>
"화재는 예고하고 찾아오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화재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해서
앞으로 나지 않을 것이라고 보장할 수도 없습니다.
시장을 지키고 개인의 재산을 보호할 수 있는
철저한 대비와 관심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카메라포커스 조승원입니다."
조승원 기자
jone1003@kctvjej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