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포커스] 4.3사건 69년…돌아오지 못한 이들
나종훈 기자  |  na@kctvjeju.com
|  2017.04.06 10:24
이 곳은 관덕정 - 제주목관아입니다.
제주 4.3사건 진상조사보고서에도 나와있듯이
4.3사건의 도화선이 된 역사적 현장입니다.

4.3이후 무려 69년동안이나
아직도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한 억울한 넋이 많습니다.

오늘 카메라 포커스는 이들과
이미 고령이 된 유족들의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69주년 4.3희생자 추념식이 열리기 전인 이른 아침.

벌써부터 평화공원엔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수많은 발길이 이어집니다.

대부분 고령의 노인들.

공원 한쪽에 마련된
3천800여 기 행방불명인 표석을 찾아
정성스레 제를 올립니다.

<싱크 : 고경자 / 4.3 희생자 유족 >
"너무 억울하게 돌아가셔서…. 아버지가 어디에서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아흔이 된 할머니도
추념식에는 한번도 빠진 일이 없습니다.

<싱크 : 양영하 / 4.3 희생자 유족>
"지금 한이 나 살아있을 때 우리 오빠 발굴해서 유해나 봤으면 하는게 소원이야…."

4.3사건으로 희생당한 제주도민은 2만5천에서 3만여 명.

아직도 찾지 못한 3천800여 명의
유해는 어디에 잠들어 있을까?

<브릿지>
"4.3사건 당시 정뜨르라 불리던 제주국제공항입니다.

수 많은 4.3희생자들이 군법회의와 예비검속으로 목숨을 잃은 곳이기도 합니다.

이곳에서 지난 2007년부터 2009년까지 2차에 걸쳐
유해발굴 작업이 이뤄졌습니다."

### 자료화면
커다란 구덩이 속에서
뒤 엉켜 있던 수 많은 뼛조각.

2차에 걸친 발굴조사 결과
모두 382구의 유해가 발굴됐습니다.

4.3의 어두운 진실이
세상 밖으로 나온 역사적 사건이었습니다.
### 자료화면

하지만
당초 500여 명이 묻힌 것으로 알려진
제주시 북부지역 예비검속 희생자들의 유해는
단 한 구도 발견되지 않으며
유족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겨줬습니다.

아직도 활주로 밑 차가운 땅 속에
발굴하지 못한 수 많은 유해가 남아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싱크 : 양용해 / 북부예비검속 희생자 유족>
“내 살아생전 꼭 아버지 유해를 추슬러서 내 손으로 꼭 모셔야겠다는 게 나만의 생각이 아니에요. 아마 모든 유족들이 이런 생각을 갖고
-----수퍼체인지-----

있지만 (상황이) 역부족이죠. 역부족."

인근에 마련된 위령비만이
유해를 찾지 못한 유족들의
마음을 달래고 있을 뿐입니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발굴된 유해들은
모두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을까?

<브릿지>
"이 곳은 4.3 희생자들의 유해가 보관돼 있는
유해 봉안관입니다.

제주공항과 화북 등지에서 발굴된 유해들이
이 곳에 모셔져 있습니다.“

봉안당 안에는
이름도 없이 영문과 숫자로 표시된 유골함들만 가득합니다.

발굴된 전체 398구의 유해 가운데
신원이 확인된 건 단 87구 뿐.

지난 2010년까지 유해발굴과 신원확인 작업으로
59억 원이 투입된 이후 모든 국비지원이 끊기며
관련 사업은 수년째 멈춰있습니다.

당시 유해발굴 사업에 참여했던 관련자를 만나봤습니다.

대뜸 같이 갈 곳이 있다며
중산간 어디론가 취재진을 이끕니다.

<싱크>
"이 근처 어디인데. (많이 바뀐거예요?) 예. 조금 지형이. 지금 큰 돌들이 다 없어졌어요."

4.3 희생자 유해가 묻혀있을 곳으로 추정되는 곳입니다.

추가 유해발굴을 기대하고
7년 전에 사전조사 해 둔 곳인데
지금은 주변이 너무 많이 달라졌습니다.

<싱크 : 조미영 / 4·3 70주년 기념사업회 학술위원장>
"총 맞은 사람 부축해서 무장대들이 이쪽까지 올라왔는데 그 사람이 사망하니까 여기에 임시로 묻어두고…."

개인사유지인 만큼
해마다 달라지는 현장을 보존하기란 불가능합니다.

<싱크 : 조미영 / 4·3 70주년 기념사업회 학술위원장>
“지금 선흘리 주변 개발이 엄청나게 이뤄지고 있는데 땅 자체가 만약에 누군가에게 팔렸을 때 발굴을 하기도 어렵고, 그 현장을 확인해 줄 수
-----수퍼체인지-----

있는 사람도 찾기 어려워지면 (발굴은 불가능해지죠.)"




"아 여기다 여기. 아이고 깜짝이야. 여기에 있어요. 예. 봉분처럼 있죠?"

곳에 따라서는 불과 몇 천만 원의 국비가 없어
눈 앞에 있는 유해를 발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싱크 : 조미영 / 4·3 70주년 기념사업회 학술위원장>
“이건 국가폭력에 의한 피해거든요. 국가의 예산으로 이게 해결이 돼야지, 도비를 투입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기 때문에."

4.3 행방불명인들이 거쳐갔던 수용소. 주정공장터.

황량하게 방치된 공터에 남은 몇몇 흔적만이
4.3의 아픔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 조미영 / 4·3 70주년 기념사업회 학술위원장>
"이 장소에서 수용됐다가 육지 형무소로 가는 과정에서 (수장되는 등) 행방불명인 되신 분들이 굉장히 많이 있거든요. 그래서 이 공간은 지금
-----수퍼체인지-----

이렇게 방치될게 아니라 기억공간으로써 위령공간으로 (만들어야….)."


좌익과 우익, 이데올로기의 소용돌이 속에서
희생당한 3만여 명의 제주도민.

<인터뷰 : 허영선 / 제주4·3연구소장>
"추가 진상조사를 하기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게 지금까지 중단된 유해발굴을 재개해야 하는 겁니다. 땅 속에 묻혀서 오랜 세월 빛을
-----수퍼체인지-----

보지 못하고 있는 이러한 유해발굴을 함으로써 그동안 우리가 드러내지 못했던 진상을 다시 한번 찾게 되는 거죠."

<클로징>
"제주4.3 69주년.

이제 곧 70주년을 앞두고 있는 제주 4.3의 완전한 해결을 위해서는
아직도 돌아오지 못한 넋을 찾고,
이들을 위로하는게 선행돼야 한다고
유족들은 바라고 있습니다.

카메라 포커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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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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