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포커스] 설치만 하면 끝?…'애물단지' 전락
김용원 기자  |  yy1014@kctvjeju.com
|  2017.04.27 07:51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마을 운동기구입니다.

지난 10년 동안 도 전역에 설치된 것만
2천 2백개가 넘습니다.

수십원을 쏟아부었지만 부실한 사후관리로
상당수가 녹슬고 파손된 채
장기간 방치되고 있습니다.

관리가 안되는 데는 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이번 주 카메라포커스는 마을 애물단지로 전락한
운동기구 관리 문제를 짚어봤습니다.
제주시 이호동에 있는 마을 공원입니다.

"이 공원에는 마을 주민들을 위한 다양한 운동기구들이
설치돼 있습니다. 그렇다면 기구 상태나 관리실태는
어떤지 직접 점검해 보겠습니다. "

무릎 높이 자란 잡초 속에 묻힌 각종 기구들.

오랫동안 이용을 하지 않은 듯 색이 바랬고, 거미줄도 쳐저 있습니다.

부식된 시설물도 여럿입니다.

"추락 방지용 휀스도 파손돼 있습니다.
제기능을 못하고 있습니다. 철근이 보이고
이 쪽은 이렇게 이가 빠진 듯 구멍이 뻥 뚫려 있습니다.
주변에는 잔해들만 널부러져 있습니다."

인근 해안가에 있는 또 다른 운동기구.

천막 칠때 사용하는 비닐 끈이 묶여 있고
플라스틱 손잡이 대신 나무조각이 달려 있습니다.

주택가 운동기구도
당김줄이 모두 끊어진 채 방치되고 있습니다.

[씽크:주민
한번 가보니 기구들이 파손돼 있었어요. (좀 됐죠?)
오래 됐어요.]


[씽크:주민
고쳐지긴.. 이 동네 누구 고치는 사람 있어요? 없죠.]

이호동에 설치된 운동기구만 50여 개.

하지만 망가진 시설에 대한 보수 계획은 없습니다.

[이호동 주민센터 관계자:실질적인 관리를 동에서 하는 실정
입니다. (올해는 보수 계획 없나요?) 올해는 지금 편성된
예산이 없는 것 같은데..]

다른 지역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구마다 페인트가 쉽게 벗겨지고
여기저기 심하게 부식됐습니다.

"10년 전에 설치된 운동기구들도 녹이
많이 슬어 상태가 불량 한데 바로 옆에
또다시 새롭게 운동기구들을 들여놨습니다.
관리에는 손을 놓은채 개수만 늘리고 있습니다."

스티커에 표시된 관리부서로
문의했는데 황당한 대답만 듣게 됩니다.

[씽크:용담동 주민센터 관계자
(여기 유지보수는 언제 하신건지 궁금해서..) 저희가
이제까지 유지보수를 해본 적이 없어요. 아예 교체를
해 버리던가 철거를 하고 있거든요.]


서귀포 지역은 어떨까?

"516도로 바로 옆에 비탈진 경사면에 설치된
운동기구들입니다. 주변에 주택도 드문 곳에
왜 설치됐는지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 상황입니다."

보행로가 없어
운동시설을 이용하려면
도로 옆 배수로를 건너야 합니다.

대부분 공유지나 자투리 땅을 활용하다보니
입지나 접근성 등은 고려되지 않았습니다.

엉뚱한 곳에 있어 이용자는 없고
시설도 노후되면서 아예 철거되거나
또 다시 예산을 들여 이전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씽크:주민
(운동하실 때 다른 분도 운동하는 거 본 적 있으세요?)
저는 한 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관할 주민센터 역시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는 모습입니다.

[씽크:영천동 주민센터 관계자
서귀포시 공원녹지과 관리 아냐? 아 우리야?
저기 저희가 맞다고 합니다. 공원녹지과인 줄 알았는데..]

정비를 엉망으로 해 놓은 곳도 있었습니다.

올 초 도색작업을 해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지만,
기구 속에서 굳어있던
녹 찌꺼기들이 떨어져 나옵니다.

"운동시설마다 잡초가 무성하고
옆에는 농구골대도 장기간 녹슨 채 방치됐습니다.
제대로 정비가 안되다 보니
저녁 시간이 됐지만 이 공원을
찾는 주민들은 찾기 어렵습니다."

[씽크:마을 주민
매일 한 두번 씩 지나다니는데 못 봤어. (사람들을?) 네.
들어가서 저기 운동기구 한 번이라도 해보고 싶어도 가고 싶지 않죠.
벌레 나올거 같아서..]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급증한 마을 운동기구.

한 개당 2백만 원에서 3백만 원 정도로
10년 동안 2천 2백여개.
40억원이 넘는 예산을 쏟아부었습니다.

당시 마을에서도 경쟁하듯
시설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씽크:전 마을 이장
의원들이나 이쪽 저쪽에 해달라고 해서 막상 해주면
활용을 별로 안해.. 공짜 돈처럼 느껴지는 부분도 많고..]

[씽크:전 마을 이장
솔직히 까놓고 얘기하면 우후죽순해서
어떤 이장은 다른 곳이 했으니 우리도 그럼
해야될 거 아니냐 하시는 분도 몇 분 있지.. 이런 거는]

제주도 체육시설 설치 운영 조례 상에도
야외 운동기구에 대해서는
설치 기준과 관련 규정이 없었습니다.

이 때문에 민원이 들어오면
수요 예측이나 입지 검토 없이
그때 그때 주먹구구식으로 설치됐습니다.


[씽크:제주시 관계자
현재까지 야외운동기구들이 설치는 많이 돼 있는데
관리가 미진한 부분에 대해서는 제주시 체육진흥과하고
읍면동장이 협업해서..]

선심 쓰듯 수십억원 세금을 들여 조성했지만,
미흡한 규정과 행정의 무관심 속에
이용자도 외면하면서 10년이 지난 지금은 애물단지로 전락했습니다.

"제대로 된 검토나 고민 없이
마을마다 우후죽순 늘어난 운동기구,
설치만 해놓고 유지 관리에는 아무도
책임지지 않으면서 날이 갈수록
흉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카메라포커스입니다."
기자사진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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