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닝>
"청정 제주바다가 신음하고 있습니다.
몇년 전부터 제주에 대량 유입되고 있는
괭생이 모자반 때문인데요,
실제 유입되는 양은 얼마이고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확인해보겠습니다."
어업지도선이 제주 서쪽바다를 향해
물살을 가르며 나아갑니다.
애월읍 앞바다에 다다르자
바닷물 위에 떠다니는 물체가 발견됩니다.
해조류의 한 종류인 괭생이 모자반입니다.
<스탠드업>
"애월읍 해안도로가 보이는 앞바다인데요,
이렇게 가까운 곳에서도
괭생이 모자반 덩어리가 띠를 이뤄
둥둥 떠다니고 있습니다."
길이 37미터인 배 크기보다
몇 배나 길고 넓은 면적에 분포하고 있습니다.
최대 5미터까지 자라는데다
여러 개체가 뒤엉키면서
작은 섬처럼 보일 정도입니다.
< 오상훈 / 영주호 선장 >
서쪽에서 보이던 모자반이 요즘은 성산, 우도 해역까지 대규모로 이동하면서 발견되고 있습니다.
괭생이 모자반은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삼는
해녀나 어민들에게 골칫거리이자
위협적인 존재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 임태여 / 구좌읍 김녕리 해녀 >
두렁박에 걸리고 머리에도 덮여서 지장이 많아요. 물에서
올라오다가 머리에 덮이면 위험해요.
< 권오철 / 어선 선원 >
항해하다가 스크루에도 걸리고 그러지. (걸리면 어떻게 됩니까?)
작은 거는 그대로 제거되는데 큰 거에 걸리면 스크루가 멈춰버리지
해류와 바람을 따라
육상으로 밀려 든 모자반은
바다에서와는 다른 이유로 골칫거리가 됩니다.
해수면과 맞닿은 갯바위부터
도로 바로 아래 부분까지
마치 포장된 것처럼 모자반으로 뒤덮여 있습니다.
< 고영숙 / 구좌읍 한동리 >
지금도 냄새가 심하잖아요. 그나마 지금은 덜 썩으니까 냄새가
이 정도만 나는데 5일이나 10일 있으면 엄청나요.
다음달 개장을 앞둔 해수욕장에도
어김없이 모자반이 밀려 들어
백사장 위에 검붉은 선을 그었습니다.
< 김철수 / 새마을지도자 이호동협의회 부회장 >
보기에도 안 좋고, 며칠 지나면 미끈거리면서 썩어 가요. 그래서
악취도 많이 나고
<스탠드업>
"해수욕장까지 밀려든 괭생이 모자반은
물기를 머금은데다 모래와 뒤엉켜 있어
상당한 무게가 나가는데요,
때문에 사람이 수거할 수 없어
장비까지 동원하는 실정입니다."
올 들어 지금까지
도내 해안가에서 수거한 모자반은 약 640톤.
한 차례 홍역을 치렀던
지난 2015년 1만 2천톤 보다는 훨씬 적지만
앞으로가 문제입니다.
천리안 위성이 촬영한 남해안 모습을 보면,
제주도 주변으로 푸른점들이 다수 관측되고 있습니다.
모자반 덩어리로 추정되는 물체인데,
지난달부터 점점 제주로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제주 북쪽 30킬로미터 해상까지 근접했습니다.
< 김광석 /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연구원 >
3월 말부터 북상하기 시작해 4월 초쯤 동중국해 전역과 제주도 남동부 해상까지 북상했습니다. 5월에 제주 주변으로 유입되는 것이 관측됐으며 제주도 서측해상과 제주해협에서 상당히 밀집된 모자반이 탐지됐습니다.
제주로 유입되는 모자반은
중국에서 자라는 것과 유전적으로 일치합니다.
< 박성은 / 국립수산과학원 제주수산연구소 연구사 >
중국 저장성에서 서식하고 있는 모자반과 유전적으로 100% 가깝게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래서 현재 제주도에서 보이는 모자반의 대부분은 중국에서 밀려오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중국산 모자반으로 인해 제주가 피해를 보고 있지만
행정당국의 대응은 소극적입니다.
< 제주도 관계자 >
대규모로 밀려올 경우에는 중국 측에 외교부를 통해 사전 저감대책을 요구하기로 했는데 많이 발생하지 않아서 아직 안 했어요.
모자반이 제때 수거되지도 않는데다
수거한 뒤, 처리 방법도 마땅치 않습니다.
2년 전, 모자반을 원료로 농작물 액비를 만들겠다며
실증 사업까지 벌였지만
성과도 없이 흐지부지됐습니다.
< 이재광 / 조천읍 와산리 농가 >
전임자가 했다가 그 이후에 딱 한 번 왔는데 3년 동안 공무원이
한 번 왔다는 건 이런 사업에 크게 관심이 없는 거 같아요.
행정이 수수방관하는 사이
민간과 대학에서 오히려 더 활발하게
활용 방안을 찾고 있습니다.
애월읍 봉성리에 있는 농지에서
중장비를 동원해
모자반과 나무조각, 흙을 섞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스탠드업>
"이렇게 혼합된 모자반은
1년 동안의 발효기간을 거치면
농작물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퇴비로 재탄생하게 됩니다."
모자반도 처리할 수 있고
농작물 퇴비로 활용할 수 있어서 일석이조입니다.
< 강대헌 / 애월읍 봉성리 농가 >
해조류에 들어있는 특정 미네랄들이 토양에 공급됨으로써 거기에서 생산되는 농산물 품질이 좋아지고
모자반이 천연화장품 재료로 탈바꿈한 사례도
활용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 아이디어는 전문가가 아니라,
창의적 종합설계 작품전에서 대상을 받은
대학생들에게서 나왔습니다.
< 양성준 한아름 / 제주대 생물학과 >
어떻게 하면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을까에 초점을 두고 제품을 만들어보자고 시도하게 됐습니다. 괭생이 모자반 추출물을 넣은
제품이 항산화나 보습효과가 높게 나타난 것으로
바다숲을 조성하거나 치어 서식지로써
생태계의 한 축을 담당하지만
한편으로는 제거의 대상 또는
해양쓰레기로 여겨지는 괭생이 모자반.
<클로징>
"괭생이 모자반이 번식하고 유입되는 것도
자연현상의 일부인 만큼
사람의 힘으로 막는 데는 분명 한계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손을 놓을 게 아니라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합니다.
청정 제주바다가 신음하며 더 멍들기 전에 말입니다.
카메라 포커스입니다."
조승원 기자
jone1003@kctvjej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