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닝>
"지금 보고 계신 이 기계는
지하수를 채취하기 위해 설치된 착정기입니다.
이걸 이용해 뚫어놓은 관정이
약 5천개에 이를 정도로
도내 곳곳에서 지하수를 뽑아 쓰고 있는데요.
그런데 지하수가 각종 오염원으로 위협받으면서
안전에 경고등이 켜졌습니다."
포클레인이 굉음을 내며 땅을 긁습니다.
거무튀튀한 물이 모습을 드러내고
하류를 향해 끊임 없이 흐릅니다.
지난달부터 한림읍 일대를 발칵 뒤집어 놓은
축산분뇨 무단 배출 현장입니다.
< 고승범 / 한림읍 상명리장 >
안그래도 한림에 있는 옹포천, 명월천 물이 더럽다고 하는데 직접
이걸 보니까 물이 더러워질 수 밖에 없다는 생각입니다.
문제는 축산분뇨가 땅 속으로 유입되며
지하수 오염으로 직결된다는 데 있습니다.
<스탠드업>
"이번 무단방류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가 길어지는 가운데
축산분뇨는 지금도 어떠한 거름막 없이
지하로 고스란히 스며들고 있습니다."
실제로 축산폐수 배출시설 밀도가 높을수록
지하수 주 오염원인
질산성 질소 농도도 올라가는
상관 관계를 보였습니다.
특히 축산시설이 밀집한
제주시와 서귀포 서부지역에서
질산성 질소 농도가
다른 곳보다 많게는 두배 높았습니다.
전국 평군보다 두배 이상 많은
화학비료 사용량도
지하수 오염원으로 꼽힙니다.
도내 7천 군데가 넘는
개인 하수처리시설에서
지하 침투 방식으로 배출되는 하수 또한
지하수 오염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 강봉래 / 제주연구원 위촉연구원 >
땅 속에 있으면 정화가 안되니까 서서히 오염되기 때문에 10년, 20년 뒤에도 나타날 수 있어서 장기적으로 지하수 오염을 유발하는 거죠.
의도하지 않게
지하수가 위협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한경면 고산리에서 30년 넘게
농사를 지어 온 진상원 할아버지.
애써 심은 양배추 묘판이 엎어져 있고
그나마 남아있는 묘종도 누렇게 말랐습니다.
< 진상원 / 양배추 농가 >
지하수 수심이 내려가니까 바닷물 만조될 때 짠물이
지대 낮은 곳으로 들어오는 것 같아요.
<스탠드업>
"염분이 섞인 지하수를 농업용수로 뿌린
양배추 묘판입니다.
멀쩡한 양배추 묘종이
반에 반도 남아있지 않습니다."
이 곳뿐만 아니라 주변 농가 10군데 정도가
비슷한 피해를 호소합니다.
< 강성필 / 양배추 농가 >
제주도는 지하수가 잘 돼 있어서 농사 짓기 수월하다고 했는데
올해 같아서는 지하수가 별로 신통치가 않네요.
정말로 지하수에 염분이 섞인 것일까.
전문기관의 도움을 받아
주변 관정에서 염분도를 측정해보니
민물보다 최고 80배나 높게 나왔습니다.
실제로 물을 입 안에 머금자 짠 맛이 감돕니다.
< 김진성 / 한국농어촌공사 지하수지질부 과장 >
강수량이 줄어들었고 지금 모종 파종시기고 정식 시기니까 사용량 증가로 인해서 (염분값이) 올라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제주에 일고 있는 건축붐 때문에
지하수가 오염됐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서귀포시 법환동의 대표적 용천수인 막숙.
그러나 맑은 물은 온데간데 없고
흙탕물만 가득합니다.
주민들은
다세대주택 공사현장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 강용현 / 법환동 노인회장 >
120세대가 들어오는 건물 짓기 위해 지하 1층 파면서 뭔가 건드려서 이렇게 된거다, 우리들 주장은...
< 김인선 / 법환동 해녀 >
(흙탕물 된 적이 없었다면서요?) 없었어요. 왜 있어요. 여기로 시집온 지가 70년인데 (한 번도 없었어요.)
공사업체 측은
지표면으로 흙탕물이 흐른 것이라고 반박했지만
결국 공사는 중단됐습니다.
< 서귀포시 관계자 >
이 현장이 가까우니까 일단은 공사중지 명령을 내리고 원인 분석해서 만약 이 현장 때문이라면 재발방지 대책 수립하라고 조치 중입니다.
지하수는 이처럼 질적인 문제만이 아니라
양적인 위협에도 직면해 있습니다.
안정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제주 지하수 양은
하루에 176만톤 정도.
여기서 취수 허가량은 88%인 156만톤입니다.
거꾸로 여유 물량이 12% 밖에 안 된다는 뜻입니다.
제주 지하수는 빗물로 채워지는데
최근처럼 기상이변으로 가뭄이 길어질 경우
당연히 지하수도 모자라게 됩니다.
제주에 내리는 비의 총량을 100으로 치면
이 가운데 33%는 증발되고
22%는 바다로 흘러갑니다.
오직 45%만이 지하수로 함양될 뿐입니다.
그러나 빗물이 땅 속으로 스며드는 통로인
초지나 산림이
도시 개발로 인해 줄어들면서
지하수 함양량도 감소할 수 밖에 없습니다.
농업용수나 생활용수 모두
지하수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는 이유입니다.
< 박원배 / 제주연구원 연구위원 >
택지 개발, 지구단위 개발하면서 빗물 처리가 대부분 우수관 통해서 하천으로 유출시키는데 대단위 지역인 경우 큰 물탱크를 만들어서
///
그 물들을 활용하는 방법도 고민해야 할 것이고...
< 이호원 / 제주대 교수 >
해수를 담수화시킨다던지 하수처리장에서 방류되는 방류수를
재이용하는 그런 방법도 있고...
지하수는 한정된 자원인 만큼
질적 위협을 가하는 오염원에 대해서도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 강봉래 / 제주연구원 위촉연구원 >
오염원 현황 자료가 정리가 제대로 안돼서 담당자가 오더라도 어떻게 바뀌는지 관리되는지 모르거든요. 전산화가 된다면 어느 지점에서 ///
얼마나 땅 속으로 들어가 오염시킬 수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제주도 역시
지하수에 의존하는 물 이용 체계에 대한
전환 필요성을 인식하고
보완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 박윤석 / 제주도 환경자산물관리과 >
내년 11월 말까지 지하수 의존도를 줄일 수 있는 수자원 이용관리체계를 재정립하고 오염 문제가 대두되고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을 보완하는...
사람에 의한 인위적인 요인부터
가뭄이라는 기상이변까지
다양한 위협에 직면한 제주 지하수.
<클로징>
"지하수는 한번 오염되면
되살리는 게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청정함이 무너지면
제주의 가치 또한 흔들린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카메라포커스입니다."
조승원 기자
jone1003@kctvjej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