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유진 부장 - 오
나종훈 기자 - 나
오>
시설투자가 중심이 된 마을만들기 사업의 현주소를 봤는데요.
취재를 담당했던 나종훈 기자와 더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오> 먼저, 마을만들기 사업. 어떤 사업인가요?
나> 사업 이름에도 힌트가 담겨있듯이 보다 살기좋은 지역을 만드는 건데요.
제주특별자치도 특별자치 마을만들기 지원조례에 따르면
주민자치 실현과 마을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지원하는 사업을 마을만들기 사업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오> 그렇군요. 뉴스를 보면 현장을 꽤 여러군데 돌아다닌 것 같던데요. 전체 몇 군데 가운데 몇 곳에서 문제가 발생했죠?
나> 한경면에 한정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한경면에는 지난 2006년부터 권역단위종합정비 (농촌마을종합개발)을 통해 마을만들기 사업이 진행됐는데요.
이 사업의 일환으로 한경면에 다목적회관이나, 전망대, 작업장, 체험장 등 모두 19개의 시설물들이 지어졌습니다.
그런데 현재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는 시설물은 고작 4곳에 불과했습니다.
나머지 15곳은 번지르르하게 시설물만 지어놓고 방치해 둔 상황입니다.
무려 78%인데요.
한경면만 이 정도니까 제주 전역으로 확대해보면 이같은 사례가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오> 건물은 잘 지어놨는데 왜 방치해 두는거죠? 어떻게든 건물을 사용하면 될 것 같은데.
나> 네. 저도 왜 이런 문제가 생길까 같은 생각이었는데요.
농산어촌개발사업의 지침상 주요재산은 매각이나 양도, 대여 뿐만 아니라
교부목적에 위배되는 용도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여기서 문제가 생긴건데요.
향토음식 체험 공간을 예를 들어볼까요.
최초 추진당시 웰빙 열풍을 타고 향토음식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해서 건물을 지었는데, 지금은 웰빙 열풍이 시들해지면서 사람들에게 외면받게 되는거죠.
그래서 마을 주민들이 이번에는 다른 것들을 해봐야겠다고 사업아이템을 제시하고 시도해보려 해도 앞서 말한 교부목적에 위배되면서 할 수 없게 되면서 건물을 그냥 방치해 두는 거죠.
오> 수억, 수십억을 들여 만든 건물들이 그대로 방치되면서 낡아가고 있다는 건 혈세낭비인데요. 해결 방안이 없을까요?
나> 해결방안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앞서 말한 지침을 바꿔야 하는데요. 일종의 제도개선을 해야 합니다. 보다 적극적인 행정이 필요한건데요.
하지만, 행정에서는 부담이 될 수도 있어요. 무조건 주민들이 원하는 것, 하고 싶은 것을 다 들어주는게 정답인가 하는 고민에 빠질 수도 있는데요.
때문에, 주민들도 진짜 우리 마을에 어떤 것들이 필요하고, 이 필요한 것이 주어졌을 때는 어떻게 활용해 갈지를 잘 고민해서 제안해야 될 것 같습니다.
오> 지금까지 잘 안 된 사례만 이야기 했는데, 잘 되고 있는 사례도 분명 있을텐데요.
나> 네 맞습니다. 서귀포시 남원읍 한남리 사례를 들어볼까 합니다.
한남리는 마을만들기 사업을 통해서 과거 마을주민들만 고사리 꺾으러 가던 머체왓 숲길을 잘 가꿔서 지금은 지역 명소로 활용하고 있는데요.
이 뿐만이 아니라 제가 더 주목하고 싶은 것은요. 한남리 역시 마을만들기 사업으로 짓긴 했지만 활용도가 떨어져서 방치됐던 건물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방치된 건물이 지금은 마을 문고 작은도서관으로 활용되고 있더라고요. 주민들끼리 잘 협의하고 머리를 모아 만든 결과였습니다.
오> 분명히 행정에서 제도개선 해야할 부분도 있지만
주민들 스스로도 좀 더 책임감을 갖고 의견을 모으고 현 상황에서 어떤 것을 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겠네요.
네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