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유진 앵커>
포커스 수첩입니다.
앞서 보신대로 이번주 카메라포커스는
제주에서 정책적으로 없애고 있는 휴지통 문제를 다뤘습니다.
장단점도 있고 찬성과 반대 의견도 다양합니다.
취재기자와 함께 보다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이정훈 기자, 10여년 전부터 거리에 쓰레기통을 없애고 있다구요.
얼마나 감소했습니까?
<이정훈 기자>
네 제주시가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6년 거리에 설치된 쓰레기통은 6백개에 달했습니다.
하지만 매년 꾸준히 철거되면서
지금은 6분의 1수준인 100개까지 줄어든 상탭니다.
<오유진 앵커>
왜 행정당국은 설치된 쓰레기통을 없애고 있는 겁니까?
<이정훈 기자>
네. 쓰레기통 감소는 쓰레기 처리 정책과 맞물려있습니다.
지난 1995년부터
자신이 내다버리는 쓰레기 양만큼 처리 비용을 부담하는
쓰레기 종량제가 실시됐구요.
지난 2005년에는 거점 수거방식인 클린하우스 제도가 본격도입됐습니다.
종량제 봉투 사용 의무화 등
쓰레기를 발생시킨 사람이 처리비용을 부담하는
원인자 부담원칙이 적용된 것인데요.
하지만 거리의 쓰레기통은 이 같은 원칙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그러다보니 때론 집안에서 발생하는 생활쓰레기까지
거리쓰레기통에 버리는 일까지 생겨났구요.
무엇보다 분리배출이 이뤄지지 않다보니
재활용 문제나 위생문제 등도 발생했습니다.
<오유진 앵커>
쓰레기 종량제 정착을 위해 없앴다는 얘기인데....
휴지통이 사라지면서 시민들 반응은 어떻습니까?
<이정훈 기자>
네, 일단 휴지통이 사라지면서
예전처럼 휴지통 주변에 담배꽁초가 쌓여있거나
휴지통에 넘쳐나는 쓰레기들로
얼굴을 찌푸리는 모습은 크게 줄었습니다.
하지만 쓰레기를 되가져가는 시민들이 있는가 하면
버스 정류장 주변으로 휴지통이 없어
그냥 의자 등에 쓰레기를 올려놔두거나
보이지 않은 주변으로
무단 투기하는 경우가 적지 않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행정시에는 최근들어 철거됐던 휴지통을
다시 설치해달라는 민원이 늘고 있습니다.
<오유진 앵커>
그렇다고 무작정 휴지통 설치 요구를 들어주자니
예전과 같은 일이 반복될 수 있고....행정당국도 곤란하겠어요.
<이정훈 기자>
네 그렇습니다. 쓰레기 종량제가 정착되는데
시간이 걸리는 만큼
시민들이 불편함을 감수해달라는 입장인데요.
취지도 취지지만 휴지통을 재설치하더라도
쓰레기 배출이 감소하는 등의 효과가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그렇다고 재설치 요구를 마냥 무시하기도 힘든 상황이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감한 입장입니다.
<오유진 앵커>
종량제를 통해 쓰레기 발생양을 줄이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고
그래서 휴지통도 철거한 상황인데
그렇다고 철거만도 정답은 아닌것 같은데요.
<이정훈 기자>
네. 학계에선 일단 탄력적인 제도 보완을 조언하고 있습니다.
해수욕장이나 시청 등 유동인구가 많고
일시적으로 행락객들이 몰려드는 시기에는
휴지통을 적극 설치해 운영하도록 하는 겁니다.
대신 과거 문제가 됐던 분리 배출이 잘 안된 점은
캠페인 등의 홍보활동과
다양한 아이디어가 결합된 휴지통 등을 설치해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무엇보다 집안의 쓰레기를
길거리 휴지통에 배출한다거나
분리 배출을 소홀히 하는 시민들에 대해서는
과태료 부과나 CCTV 설치 등을 통해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오유진 앵커>
휴지통을 없애서 거리가 깨끗해 진다면...누구나 바라는 일일 겁니다.
하지만 10년 넘게 추진돼 온 이 정책이 효과보다
부작용을 더 걱정해야 한다면
앞서 제기한 보완책들을 이제는 검토할 필요가 있어보입니다.
이 기자 수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