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포커스] "제주에서도 위안소 운영"…"조사 시급"
이정훈 기자  |  lee@kctvjeju.com
|  2019.07.10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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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기자>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인권과 명예를 회복하고
미래 세대들이 아픈 과거 역사를 잊지 않도록 하기 위해
제주지역 대학생들 지난 2015년 세웠습니다.

최근 세계대전당시 제주에 주둔하던 일본군이
위안소를 운영했다는 증언이 나와
지역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는데요.
이번 주 카메라포커스에선
이번 증언의 배경과 앞으로의 파장을 진단했습니다."

차귀도를 마주한 수월봉 해안가.

수려한 경관의 이 곳에는 1만 8천년 전 형성된 화산 지층뿐만 아니라
일제 잔재가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태평양전쟁 말기 연합군과의 최후 일전을 앞두고
일본군이 파놓은 동굴진지입니다.

당시 제주에 주둔했던 일본군은 약 7만8천 여명

제주 곳곳에 이 같은 군사시설을 만드는데
많은 제주도민들이 강제로 동원됐는데
남성 뿐만 아니라 여성도 적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 이영근 / 전 제주전쟁역사평화박물관장>
"어머니도 당시 겪었으니까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비행장 공사하는데 가면 잔디를 심고 자갈을 부셔서
나르는 일을 대부분 여성이 하고..."

최근에는 일본군이 제주에서 군사 시설은 물론 수
위안소까지 운영했다는 증언이 처음으로 나왔습니다.

서귀포시 성산리에 살고 있는 올해 91살의 오시종 할아버지.

70년이 넘는 세월이 지났지만
당시 16살 때의 마을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 오시종 / 서귀포시 성산리>
"젊은 사람들이 특경이라는 완장을 차고 밤낮으로 순찰돌면서 밤에는 다닐 수도 못하고... "

주말이면 정복을 입은 일본 군인들이 이웃 집에 줄을 서서
대기하던 모습입니다.

집안에는 여성들이 있었는데 바깥 출입이 거의 없었고
주변에는 일본 군인들이 지켰다고 증언했습니다.

<인터뷰 : 오시종 / 서귀포시 성산리 >
"정복을 딱 입고 나와서 줄 서 있는 모습은 거의 매일 매일... 훈련 나가지 않는 군인이... "

제주대 사회학과 교수진은
오시종 할아버지의 증언을 토대로
그 곳이 일본군이 운영했던
위안소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습니다.

당시 일본 해군이 주둔하던 요충지는
성산일출봉과 서귀포 삼매봉,
고산 수월봉 모두 세 군뎁니다.

특히 성산 지역에는 모두 19개소의 군 관련 시설이
밀집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오시종 할아버지에 증언에 따르면
당시 성산에서 운영됐던 위안소는 2군데입니다.

한 곳은 철거돼 현재 공터만 남아 있고
다른 한 곳은 집만 남아 있는 상태입니다.

국내에서 위안소로 추정되는 구체적인 장소가 제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하지만 이 곳이 위안소였다는 것을 뒷받침할 자료는
오시종 할아버지의 증언이 유일합니다.

<인터뷰 : 조성윤 / 제주대 사회학과 교수>
"(제주 주둔한) 일본군 전체에 대한 조사는 제가 쭉 했고 자료들도 갖고 있지만 그 안에 위안소가
있었는지는 저도 생각하지도 못했는데 오시종 선생님 말씀을 듣고 그 것이 정말일까 하는 것 때문에
여러가지 찾아봤지만 주변에 다른 분들의 증언을 들을 수 있는 분은 없었어요. "

하지만 제주대 연구진이 부실한 검증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번 증언을 공개한 이유는 분명합니다.

고 김복동 할머니의 성폭력 첫 공개 증언이후 수
전시 성폭력 피해자들을 위한 캠페인 등
다양한 활동이 이뤄졌지만
국내에서 진행된 위안부 문제 연구는 부족합니다.

이 때문에 이번 증언이 국내 위안소 문제 연구를 촉발하는
계기가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인터뷰 : 고성만 / 제주대 사회학과 교수>
"성산 뿐만 아니라 한림이나 고산, 서귀포 등 당시 일본인이나 일본군이 주둔했던 많은 지역에
조금이라도 기억을 갖고 계신분들이 계시다면 자유롭게 말을 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

제주대 연구진은 오시종 할아버지의 증언 이후
학계에서 국내 위안소 운영 실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말합니다.

이번 오시종 할아버지의 증언이
그동안 외면받아왔던 국내 위안소 문제에 대한 관심을 촉발하고
현대 비극사의 퍼즐을 맞춰가는
실마리를 제공하는 계기가 될 지 주목됩니다.

카메라포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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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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