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만년필 간첩사건'으로
유죄를 선고받은 3남매가
50여 년 만에 누명을 벗게 됐습니다.
가족들은 늦었지만
법원이 옳은 판결을 내렸다며
환영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조승원 기자입니다.
75살 김동순 할머니는
6년 전 세상을 떠난 남편을 생각하면
지금도 눈물이 차오릅니다.
반공법 위반,
즉 간첩이란 오명을 벗지 못한 채
눈을 감았기 때문입니다.
사건의 발단은 1967년 6월,
김 할머니 남편인 고 김태호 할아버지와
여동생 김영숙 할머니가
친형이자 친오빠로부터 선물받은 만년필.
만년필에는
'천리마'와 '조선 청진'이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그런데 당시 법원은
북한에서 제조됐음을 알 수 있는 물건을 소지하고도
수사정보기관에 고지하지 않았다며
반공법 위반 혐의로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하지만 김동순 할머니는
남편과 시동생 모두
간첩과는 거리가 먼 인물이라며
억울함을 토로했습니다.
<김동순 / 故 김태호 할아버지 부인>
"집 주변을 순경들이 지켰어. 간첩일까봐.
그런데 일본 갔다왔다 한 것 뿐이지 흔적이 있어야 간첩이지. 너무 억울하고 그 생각을 하면..."
억울함을 풀기 위해
이들 남매는 2015년 재심 재판을 청구했고,
법원이 이들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법원은 이들 남매가 반공법을 위반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김성근 / 故 김태호 할아버지 장남>
"언젠가는 바로 잡을 수 있겠다 생각했는데 살아계셨으면 더 좋았을텐데
돌아가신 이후에라도 바로 잡았으니 가족 입장에서는 환영하고..."
앞서 지난 1월 이들에게
만년필을 건넨 혐의로 옥살이를 했다가
무죄를 선고받은 김태주 할아버지까지 포함해
3남매 모두 누명을 벗게 됐습니다.
<이명춘 / 재심 재판 변호사>
"초석이 될 수 있는 그런 판결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무려 51년 만에 나온 무죄 판결.
이들 가족은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할 예정이어서
그 결과에도 관심이 모아집니다.
KCTV뉴스 조승원입니다.
조승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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