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유진 앵커 >
문화재 복원, 관리 실태 이야기 좀 더 자세히 나눠보겠습니다.
김수연 기자 나와 있습니다.
어떤 복원 문화재들을 취재했나요?
<김수연 기자>
왜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쌓았던 성곽,
적을 감시하고 위험을 알리는 통신망 역할을 했던 연대와 같은 방어유적들, 그리고 조선시대 망루역할을 했던 연북정 등을 살펴봤는데요. 모두 현대에 와서 복원이 이뤄진 유적입니다.
<오유진 앵커>
그런데 복원에 문제가 많다고요?
<김수연 기자>
네 화면을 보고 설명드리겠습니다.
우선 성곽을 먼저 살펴보면.
여기가 옛 흔적이 잘 남아있는 곳인데요.
제일 아래쪽에 성벽을 지탱하는 커다란돌, 굽돌이 있고요.
그 위에 가로모양의 돌이 있습니다.
이 돌들의 경계를 눌러주는 돌이 그 위에 또 있죠.
성벽 바깥쪽은 쉽게 무너질 수 없도록 이렇게 서로 다른 돌이 맞물리는 단단한 구조로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복원이 이뤄진 부분을 보면요.
돌의 크기가 거의 비슷합니다.
자연 그대로의 돌이 아니라 쌓기 쉽도록 다듬어진 돌을 사용했는데요.
이정도면 문화재 복원이 아니라 그냥 공사라고 볼 수 있죠.
이런식으로 복원이 된 성벽은 쉽게 무너집니다.
실제로 저희 취재팀이 발견한 현장인데요.
이번 태풍에 무너졌다고 합니다.
전문가들 얘기를 들어보니까요.
이렇게 매끈하게 깎은 돌은 서로 맞물리는 힘이 약해서 밖으로 삐져나오는 돌들이 많아서
붕괴 위험이 굉장히 높다고 하는데요.
이같은 배불림현상이 주변 성곽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습니다.
<오유진 앵커>
문화재 복원을 할때 고증도 거치고 까다로운 절차가 있을텐데
왜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건가요?
<김수연 기자>
문화재 복원 절차를 보면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치고
입찰을 통해 업체를 선정합니다. 이후 공사 발주를 하게 되는데요.
물론 이 심의 과정에서 고증이 잘못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공사 과정의 문제가 더 큽니다.
공사 과정에서 제주만의 축조기법이 아니라
한양성의 표준 모델을 따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유진 앵커>
왜 그럼 공사가 이렇게 진행되는 건가요?
관리 감독을 못하는 겁니까?
<김수연 기자>
왜 그런지 확인해봤더니 당시 제주도의 축조기법에 대한
자료가 없어서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고요.
또 예전 그대로의 재료를 구하는 것도 쉽지 않아
원형과는 다른 복원이 이뤄질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오유진 앵커>
그럼 법적 절차를 제대로 거친다해도 이런 문제가 반복될수밖에 없다는 거네요?
<김수연 기자>
네 지금 하는 복원 과정들은 사실 법적으로는 큰 문제가 없습니다. 문화재 복원을 할때, 문화재 보호법을 따르게 돼 있는데요.
문화재 수리법 내용을 잠시 보시면요.
(성곽수리는 기존 성곽의 축성기법을 조사하여 같은 기법으로 시공한다.
수리구간 내에 축성기법이 다른 경우 한 형식으로 통일하지 말고
담당원과 협의하여 수리방침을 정한 후 시공한다.)
이 기존 성곽의 축성기법으로 시공한다는 내용이 나와있는데요.
그 방법 자체를 고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요.
또 하나 문제가, 심의에 참여했던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구해 얼마든지 설계변경이 가능하다는 겁니다.
때문에 법적 절차를 제대로 거쳐도 복원 결과물이 달라질 수 있는거죠.
그래서 고증따로, 복원따로라는 말까지 나오는 겁니다.
<오유진 앵커>
그럼 제주도만의 조례 제정 등 좀 더 세부적인 지침들이 필요하겠네요.
<김수연 기자>
네 그렇습니다.
전문가들 역시 문화재 복원 부분에 있어 시공 과정 끝까지 책임질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지역에 맞는 제도적 장치가 빨리 마련돼야 할 것 같습니다.
<오유진 앵커>
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김수연 기자였습니다.
김수연 기자
sooyeon@kctvjej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