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포커스] 넘쳐나는 빈집 '골치'…제주 3만채 넘어
조승원 기자  |  jone1003@kctvjeju.com
|  2019.10.31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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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원 기자>
"제주에 빈집이 3만채를 넘어 섰습니다.
전체 주택의 약 10% 정도는 빈집이라는 것인데요,
왜 이렇게 빈집이 많은지, 그로 인한 문제는 없는지
이번주 카메라포커스에서 짚어보겠습니다."

낡은 집 한채가 위태롭게 서 있습니다.

사람이 살고 있는 흔적은 보이지 않습니다.
집 안팎에는 쓰레기만 잔뜩 나뒹굽니다.
출입 금지를 알리는 폴리스라인이 음산함을 더합니다 .

<강선재 / 제주시 삼도2동>
"노숙자들 들어가서 술을 마실 수 있고 화재 위험도 있어서
여러가지로 불편한 점이 많죠."

옛 도심에 있는 또 다른 집.

버려진 살림도구만이 누군가 살다간 흔적을 보여줍니다.

<김정순 / 제주시 이도1동>
"(신축하겠다고 한 지가) 오래 됐어요, 벌써 몇년 됐어요.
집을 팔았는지 어쨌는지 기척이 없어요."

빈집은 이처럼 도시 미관을 해칠 뿐 아니라
심리적인 불안감도 일으킵니다.

<김소형 김재희 / 동초등학교>
"어두울 때는 여기에 귀신 같은 게 나올까봐 겁나요."

빈집에도 저마다 주인이 있지만
정비나 관리되지 않는 곳이 대부분입니다.

아무렇게나 방치되다 보니
안전사고 우려도 낳고 있습니다.

<조승원 기자>
"허술하게 고정돼 있어서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습니다."

빈집은 1년 넘게
전기와 수도 사용량이 없는 주택으로 정의됩니다.

이런 빈집이 제주에만 공식적으로 2천 900여 채.

빈집 발생은 원도심 지역의 인구 유출,
농촌 고령화와 연관성이 큽니다.

<김정욱 / 한경면 용수리>
"늙어서 죽기도 하고 자식들은 부산 가서 살기도 하고 하죠."

<문방흠 / 애월읍 봉성리>
"많이 돌아가시고 애들은 시내에 나가버리고 하니까 자동으로 사람들이 없어지죠."

<문국부 / 애월읍 봉성리>
"한 5년 더 못 살고 아이들도 와서 안 살면
마찬가지로 (집이) 비어 버리겠죠. 농촌이 참 문제야..."

특히 농어촌지역은 빠른 고령화로
인구 감소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실제 도내 정주어항 46곳 가운데 6군데는
어선이 없는 이른바 유령 어항입니다.

농촌 역시 65살 이상 고령인구가 전체의 35%에 달하고
그 비율도 해마다 늘고 있습니다.

<김태화 / 애월읍 봉성리>
"적적하죠. 사람들이 없으니까. 사람이 있으면 같이 앉아서 놀기도 할텐데...사람이 없어요."

빈집 범위를 넓게 보면
그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납니다.

특정 시점에 전입신고가 되지 않은 집,
즉 미분양주택이나 한달살기,
단기임대 등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에만 3만 2천채를 넘었습니다.

3년 전보다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입니다.

제주 전체 주택 25만여 채 가운데 약 10%는
통계적으로 비어있는 상황.

이를 뒷받침하듯 전체 주택수가 세대수보다 더 많아
주택 보급률은 105%에 달하고 있습니다.

부동산 경기가 시들던 1~2년 전부터
빈집에 대한 경고가 시작됐지만
제주도는 지난 4월에야 실태조사에 들어갔습니다.

빈집 정비사업에 활용한다며 만든 자진신고센터는
실적이 거의 없습니다.

행정 차원에서 사유지인 빈집을 정비하거나
관리를 요구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빈집 문제에 손을 놓은 채 방치할 수 밖에 없는걸까.

설립 4년 차 스타트업
남성준 대표의 사업 아이템은 바로 빈집.

빈집을 정비해
공유 숙박시설 4군데를 운영하면서
집 주인에게는 빈집의 가치를 높여주고
사업 수익을 얻는 구조입니다.

<남성준 / 공유숙박 스타트업 대표>
"(투자자들이) 3차 투자까지 하고 계속 좋아하고,
그런 취지, 건물을 올리거나 대형 리조트, 호텔보다는
마을 안에 있는 소박한 집을 원하세요."

이처럼 전문가들은
빈집이 방치되면 골칫거리일 뿐이지만
활용한다면 좋은 자원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김태일 / 제주대 건축학부 교수>
"기준을 정해놓고 철거하더라도 공공성을 갖는 공간으로
어떻게 탈바꿈시키느냐는 관점으로 접근할 필요성이 있고 복합문화시설,
단순한 문화공간, 주택공간으로써의 기능 등 다양한 형태로..."

<고태호 / 제주연구원 연구위원>
"인구정책 차원에서 빈집에 들어가서 거주할 의사가 있는
청년이나 이주민에게 정보를 오픈하고 거주할 경우
주거비를 지원해주는 방안..."

제주지역 인구 변동과 도심 공동화, 농촌 고령화 현상을
복합적으로 담고 있는 빈집 문제.

<조승원 기자>
"주택 수급 불균형이 해소되지 않고
농어촌 인구는 계속 줄고 있습니다.
빈집이 더 늘어날 수 밖에 없는 만큼
주택 소유자와 행정당국이
함께 해법을 찾아야 할 때입니다.
카메라포커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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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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