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포커스] 도를 넘어선 '민원 갑질'
문수희 기자  |  suheemun43@kctvjeju.com
|  2019.11.20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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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희 기자>
"폭언, 협박 심지어는 폭행까지
여전히 민원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인데요.
민원인들의 도를 넘어선 갑질행위.
이번주 카메라 포커스에서 들여다 보겠습니다."

불법 적치물 민원 현장을 따라가 봤습니다.

적치물을 치워 달란 단속반의 요구에
다짜고짜 소리를 지릅니다.

<상가 주인>
"공무원은 무슨! 우리가 낸 세금으로 다 하면서
우리집만 아니고 제주시에 있는거 다 뜯을거지?
다 뜯으면 저도 동의할게요."

자기 가게 앞에 물건을 세운 것이
뭐가 문제가 되냐는 민원인,
고성 끝엔 심한 욕설이 나옵니다.

<상가 주인>
"개 XX. 벼락 맞을 XX. 피도 눈물도 없게 건축법이니 뭐니 하지말고!"

이런 일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닙니다.

<이기환 / 제주시청 건설과>
"민원 전화이기 때문에 다 받아줘야 하는 부분입니다.
심지어 저희 단속반을 폭행하는 사례도 있었습니다."

<문수희 기자>
"지금 시간 12시 6분을 지나고 있는데요.
이 시간은 술에 취한 민원인들이 가장 많은 시간입니다.
현장을 가보겠습니다."

낮보다 밤이 더 바쁜 지구대.

이 시간 대 들어오는
출동 절반 가량이 주취 민원 입니다.

<서민우/ 연동자치지구대>
"주업무가 주취자가 많고요. 술 취한 분들은 욕설이 대부분 입니다."

전국에서 야간 주취 민원 신고가 많기로
손에 꼽히는 노형 파출소를 가봤습니다.

새벽 3시를 넘어선 시각.
경찰들이 급히 출동에 나섭니다.
이번에도 주취자의 신곱니다.

<문수희 기자>
"방금 신고를 받고 출동하는 경찰을 따라가고 있습니다.
어떤 현장인지 가보겠습니다."

출동한 경찰에 위협적으로 몸을 들이 밀더니
신원을 확인하자는 말에 소리를 질러 댑니다.

<주취자>
"나 여기 기물파손부터 시작해서! 수갑을 채우라고 채우라니까."

<허승혁 / 제주서부경찰서 노형지구대>
"(주취자는) 말이 잘 안 통하고 상대하기가 많이 까다로워요.
상대하다 보면 폭언도 일삼고..."

지난 1년 동안 112에
5천 건의 전화를 건 50대 악성 민원인.
여경은 이 민원인의 주 타켓이었습니다.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은 물론
성적 수치심이 드는 발언도 일삼았습니다.

<민원인 전화>
"여자 경찰 잡아오란 말이야! 정신나간 경찰아. 에이 XX"

공포심과 불안감을 유발하는 반복적인 악성 전화.

스트레스는 물론이고
경찰의 도움이 절실한 이들의 시간도 뺏습니다.

<이승하 / 제주지방경찰청 112종합상황실>
"술에 취했다는 이유로 같은 전화를 반복한다면
그 사이에 정말로 경찰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경찰과 통화가 안되잖아요. 그게 가장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구급대원 폭행도 여전히 줄지 않고 있습니다.

엊그제도 취객에게 폭행을 당한 구급대원은
잦은 폭행과 폭언의 경험으로 구급활동을 하면서도
움츠러들 수 밖에 없다고 합니다.

<김형섭 / 연동119센터 구급대원>
"가족 욕을 하거나 전혀 (구조활동에) 협조되지 않고
폭력 행위를 행사하는게 가장 힘듭니다."

이처럼 악성 민원에 시달리는 일이 빈번하자
지난달부터 민원실에는 경찰과 직통 비상벨이 설치됐습니다.

<양경저 / 제주시청 민원팀장>
"저희들 얼굴 향해서 (물건을) 집어 던지는 경우도 가끔있고
자존감이 떨어질 정도의 폭언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교육청은 수년간 천여건에 달하는
상습 민원을 제기한 학부모를 전담하는 팀을 꾸리기도 했습니다.

<고경수 /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민주시민교육과>
"공무원들이 그거(악성민원)에만 매달리게 되고
학교는 학교대로 어려움이 따르고
그런 것들을 교육청 차원에서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악성민원을 근절하자는 캠페인도 시작됐습니다.

최근 3년 동안 국민권익위 등에 접수된
제주지역 공무원 악성 민원 피해 사례는 10건이 채 안됩니다.

<제주도 공무원>
"일일이 그거(악성민원)에 놓고 하면 공무원 생활 못하죠.
큰 일이 아니면 그냥 공무원으로서 감당하려고 하고 있으니까..."

대부분의 공무원들은
민원인들의 각종 폭력을 참고
넘기는 경우가 다반사 입니다.

<신강협 / 제주평화인권연구소 왓 소장>
"(폭언·폭행 등은) 인격에 대한 모독이기 때문에
법적 처리 대상임을 사람들이 인지해야 합니다.
공무원들의 인권에 관해서는 민원업무 뿐 아니라
공무원들이 안전하고 정상적으로 근무할 수 있도록
근로조건을 개선하는 노동인권의 측면으로 다뤄야 합니다."

정당한 민원 제기가 아닌
폭행에 가까운 악성 민원.

<문수희 기자>
"현장에서 직접 본 악성 민원은 생각보다 심각했습니다.
보다 나은 민원 문화를 위한 인식 개선과
악성 민원인들로부터 고통받는 이들을
보호할 장치 마련이 시급할 때 입니다. 카메라 포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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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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