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집단학살에서 살아남은 1세대 생존자들은 70년 세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심각한 트라우마를 겪고 있습니다. 무관심 속에 잊혀져 가는 이들의 아픔을 위로하고 기억하는 사회적 공감대가 필요해 보입니다.
보도에 김용원 기자입니다.
1948년 군경 토벌대에 의해 어머니와 언니를 잃은 김차순 할머니. 중산간 소개령이 내려지면서 해안마을로 끌려왔고, 집은 불 타 없어졌습니다. 이미 70년 세월이 지났지만, 할머니는 그 날의 아픔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습니다.
<김차순 / 4·3 생존주민>
"불 타오르던 그때 생각. 잊어버릴 수가 없어."
4·3때 가족을 잃거나 끔찍한 집단학살에서 살아남은 당사자들은 심각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어릴 적 목격했던 참상은 사진처럼 또렷이 각인됐고, 정신적 충격과 고통은 세월이 흐를 수록 더 커지고 있습니다. 국가 공권력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감 때문에 주변, 심지어 가족에게도 아픔을 털어놓지 못합니다.
세상에 드러내길 꺼리다보니 4·3 트라우마 생존자들 가운데 생존 희생자로 인정받거나 후유 장애인으로 등록된 경우는 드뭅니다.
<정혜신 /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한번 국가에서 인정하면 피해자 마음이 싹 달라질 거라고 생각할 수 있나요? 사람 마음은 기계가 아니거든요. 부품 하나 바꾸면 싹 돌아오는 그런 것이 아니거든요. 제대로 살 수 있는 사회,
상처를 입었어도 극복하고 치유하고 제대로 삶을 살 수 있는 사회가 그런 과정을 통해서 그래야만 될거라고 생각해요."
4·3 평화재단은 올해부터 4·3 트라우마센터를 통해 맞춤형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입니다.
트라우마센터나 특별법 개정 같은 제도적 뒷받힘도 필요하지만, 앞으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이들을 찾아내고 아픔을 공감하려는 노력이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kctv뉴스 김용원입니다.
김용원 기자
yy1014@kctvjej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