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포커스] "학교 가고 싶어요"…온라인 개학의 그늘
문수희 기자  |  suheemun43@kctvjeju.com
|  2020.04.28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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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문 / 제주특별자치도 교육감(지난 7일)>
"현재 교육청에서 처음으로 온라인 화상 기자회견하고 있습니다. 잘 보이십니까? 저희들은 최선을 다해서 준비하고 있고 온라인 수업과 관련된, 하드웨어와 관련된 모든 부분에 대한 점검들이 끝났습니다. 부족한 것들은 계속적으로 업그레이드 하겠습니다."

<문수희 기자>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이 실시되고 있습니다. 제주도 교육 당국은 온라인 교육에 필요한 모든 준비가 됐다고 자신했는데요. 실상은 어떨까요? 이번주 카메라 포커스에서 들여다 보겠습니다."

컴퓨터 앞에 나란히 앉아 있는 두 형제. 선생님이 올려준 학습 자료를 보며 필기에 열중입니다.

<인터뷰 : 송민승/ 한천초등학교 5학년>
"수학 푸는거 (수학이 잘 이해가 안되는구나?) 네.엄마가 말해도 이해가 안돼요. 선생님이 가르쳐 줬으면 좋겠어요."

수업 내용은 이해했는지, 과제는 제대로 했는지, 불안한 마음에 부모는 일을 하다가도 중간중간 아이들을 챙기러 올 수 밖에 없습니다. 그야말로 '부모 개학'이 현실화 된겁니다.

<학부모>
"옆에서 봐주지 않으면 애들이 한시간이 아니라 학교 과목대로 5,6교시 이렇게 나가기 때문에 그 시간대로 앉아서 집중할 수가 없어요."

일선 학교에서는 온라인 수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SNS를 활용하고 자체 영상을 제작하는 등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비대면 교육으로 모든 학생을 챙기기란 역부족 입니다.

<문지원 / 동광초 5학년 담임교사>
"아무래도 학습공백이 보여요. 학생들을 지도하다 보면...아무래도 전화나 SNS로 연락했을 때 설명에 한계가 있는 것 같아요."

<문수희 기자 >
"교육의 주체가 각 가정으로 옮겨지면서 모든 부모가 힘들겠지만, 유독 온라인 개학이 가혹한 가정이 있습니다. 무엇이 문제인지 직접 만나보겠습니다. "

일용직을 하며 어린 두 자녀를 양육하고 있는 권순태 씨.

발달장애가 있는 아들은 하루종일 누군가의 보호가 필요해 긴급 돌봄 교실에도 보내지 못했습니다.

다행히 지인의 소개로 지역아동센터를 알게 돼 한시름 덜었지만 등교가 늦어질 수록 벌어져 가는 교육 격차에 마음의 짐도 커집니다.

이런 사정을 알면서도 대처엔 소극적인 학교에 실망도 큽니다.

<권순태 / 학부모>
"집이 잘 살거나 그러면 보충수업도 할거고 과외도 따로 할거란 말이예요. 그런데 우리 애들 같은 경우에는 그런게 전혀 안되는 상황이니까... 애들이 교육적으로 차이가 나게 되면 뒷감당은 어떻게 할지 걱정되는 거죠."

잠깐의 집중도 쉽지 않은 장애학생에게 온라인 개학은 사실상 비현실에 가깝습니다.

별다른 대책도 없이 시작된 온라인 개학에 장애학생 부모들은 모든 걸 제쳐두고 24시간 아이들 옆을 지킬 수 밖에 없습니다.

<신혜수/ 학부모>
"집에서는 온라인 수업의 참여율은 출석 체크하는 정도라고 보면 되고요. 엄청 힘들어요. 24시간 풀가동하는 느낌이예요."

온라인 개학에 소외되기는 다문화 가정도 마찬가집니다. 다른 엄마들처럼 과제도 돕고 학습 지도도 해주고 싶지만 언어의 벽은 높기만 합니다.

<이동금 / 학부모>
"한국어도 능숙하지 않으니까 애들이랑 같이 옆에서 봐주는게 많이 힘든거죠."

이렇게 가정에서 학습 지도가 어려운 부모들은 결국 지역아동센터에 자녀들을 맡기고 있습니다.

센터는 급격히 늘어난 아이들에 업무가 버겁습니다.

이런 교육 위기 상황을 대처하기 위해 돌봄협의체가 구성되긴 했지만 소극적인 교육당국의 태도에 존재는 있으나 마납니다.

<안명희 / (사)제주도지역아동센터연합회장>
"교사 역할을 대신할 수 있는 보호자라든가 아니면 제3의 누군가가 있어야 아이들의 학습 지원이 되는 거죠. 이미 있는 곳들, 저희같은 지역아동센터, 방과후 아카데미, 청소년의 집 이런 곳들을 다양하게 활용한다면 지금보다 체계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결국 스마트 기기 대여에만 집중된 온라인 교육 지원 대책이 학교 교육이 절실한 아이들을 공교육 사각지대에 내몰고 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습니다.

<문수희 기자>
"현장에선 결국 우려했던 교육 소외 문제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온라인 개학 사각지대에 놓인 아이들은 그저 하루빨리 등교하는 날이 오길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카메라 포커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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