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 성산항은 한해 160만 명의 도민과 관광객들이 이용하는 연안항입니다. 그런데 성산항을 오가는 버스를 이용하기가 쉽지 않다고 합니다.
변미루 기자가 보도합니다.
짐을 든 할머니가 버스에서 내려 성산항으로 걸어갑니다.
정류장에서 터미널까지 거리는 500 여 미터.
할머니 같은 우도 주민들이 자주 오가야 하는 길이지만 오늘 같은 폭염 속에서는 한 걸음 내딛기가 버겁습니다.
<노춘순 / 제주시 우도면>
"진짜 불편해요. 더울 때하고 추울 때, 저기서 여기까지 또 걸어와야 되고... 우리 같이 나이 많이 먹은 사람들은..."
<홍종수, 고경란 / 제주시 우도면>
"아이들한테 갈 때는 아무 반찬이라도 빈손으로 안 가고, 그런 거 들고 저 먼 길까지 가려고 하면 많이 힘들죠."
관광객들도 캐리어를 끌고 수백 미터를 걸어갑니다.
<박수민 / 부산광역시 동래구>
"날이 너무 뜨겁고 가림막도 없고 하니까 더워서. 짐도 많고 하니까 차가 없으면 걸어오기 먼 것 같기도 하고."
버스정류장에서 성산항 터미널까지 거리는 530미터. 여객선이 내리는 곳에서는 600미터 떨어져 있습니다.
이렇게 버스정류장이 멀리 떨어져 있는 이유는 바로 주차빌딩 때문입니다.
<변미루 기자>
"원래 버스정류장은 3년 전까지만 해도 성산항 안에 있었는데, 주차빌딩이 새로 지어지면서 지금은 바깥으로 밀려났습니다."
이후 대중교통 접근성이 떨어져 이용하기 불편하다는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됐지만 3년 동안 나아진 건 없습니다.
주차장을 위탁 관리하고 있는 마을에서 다시 버스정류장이 들어오면 교통 혼잡이 심해진다며 반대했기 때문입니다.
행정에서도 주민들을 설득하지 못하면서 이 같은 불편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
<오명수 / 제주도 운송지원팀장>
"성산지역 일부 주민들의 반대 의견이 있습니다. 차량 통행이 정체되기 때문에 버스가 들어가도 나오지 못합니다. 그래서 현재 협의 중입니다."
한해 이용객이 160만 명에 달하는 성산항.
버스를 이용하는 어르신들에겐 너무 멀고 불편하기만 합니다.
KCTV뉴스 변미룹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