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진단] 깜깜이 환자까지…역학조사도 '한계'
조승원 기자  |  jone1003@kctvjeju.com
|  2020.09.04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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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제주지역에서 폭발적으로 늘던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소 주춤한 상황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확진자는 감염 경로가 확실하지 않은, 이른바 깜깜이 환자로 분류되면서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게 방역당국 판단입니다.

게다가 한꺼번에 여러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방역당국의 역학조사는 한계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번주 집중진단, 조승원, 양상현 기자가 연속해서 보도합니다.

서귀포시 남원읍의 한 게스트하우스.

지난달 코로나19 확산의 요인으로 지목된 곳입니다.

업주와 직원, 손님까지 줄줄이 양성 판정을 받은 데 이어 이 곳을 다녀간 다른지역 주민까지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곳과 연관된 확진자만 도내.외를 통틀어 11명.

이처럼 n차 감염 확산이 우려되는 곳은 또 있습니다.

산방산 탄산온천을 방문한 뒤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도 6명에 이릅니다.

문제는 누가 최초 감염자인지, 누가 전파를 일으켰는지 모호하다는 데 있습니다.

게스트하우스와 관련해 방역당국이 전파의 시작점으로 본 것은 당초 업주인 36번 확진자였습니다.

하지만 역학조사 결과 38번 확진자가 36번보다 나흘이나 빠른 시점에 증상이 나타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산방산 온천 사례도 비슷합니다.

29번, 33번 확진자인 은퇴 목사 부부가 지난달 23일 온천을 방문하면서 전파를 일으켰을 것으로 추정됐지만 42번 확진자가 이보다 앞서 증상을 보인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입니다.

확진 판정을 받은 순서와 코로나 증상을 보인 시점이 맞아 떨어지지 않고 감염 또는 전파 경로도 불분명한 상황.

이른바 깜깜이 환자의 형태입니다.

불과 일주일 전과는 상황이 180도 달라진 것입니다.

<현대성 / 제주도 기획조정실장 (지난달 30일)>
"현재 역학조사하는 범위 내에서 발생했고 방역 추적 범위를 벗어난 감염자는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두명 모두 확진 시점으로부터 열흘 정도 지나 역학적인 연결고리를 밝혀내기는 이미 늦었다는 판단이 나옵니다.

지난달 폭증했던 코로나 환자가 다소 주춤한 모양새지만 깜깜이 환자는 언제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어서 안심하기 어려운 나날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KCTV뉴스 조승원입니다.



우려하던 깜깜이 환자가 발생한 데는 은퇴 목사 부부의 사례처럼 일부 확진자가 동선을 숨긴 영향이 큽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역학조사가 한계에 다다랐다는 점을 단편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평소 운용되는 역학조사팀은 감염병관리지원단과 공중보건의, 공무원 등 10명.

확진자가 1명씩 띄엄띄엄 발생할 때는 대응하는 데 무리가 없지만 지난달처럼 여러 명이 한꺼번에 발생하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관련 교육을 받은 의사와 간호사, 보건소 인력까지 지원받아 최대 50명까지 가동하는 데도 역학조사에 어려움을 겪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확진자 발생 시점부터 하루나 이틀 뒤에 역학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하고, 발표된 내용이 뒤늦게 수정되는 현상도 적지 않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배종면 / 제주도 감염병관리지원단장 (지난달 28일)>
"방역팀들이 굉장히 중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발표가 늦은 것은 계속 진행하는 과정에 여러가지 변수들이 많습니다."

역학조사 인력을 늘려야 한다는 도민사회 요구가 잇따르면서 제주도도 조직 강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다만 전문성을 갖춘 인력을 다수 확보해 즉시 투입하기는 어려운 만큼 확충 방안과 투입 시기를 고민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결국, 한계에 다다른 역학조사 결과를 기다리기 보다는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한 도민 스스로의 방역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방역당국은 감기와 비슷한 증상이 있다고 해서 곧바로 병의원을 가서는 안 된다고 강조합니다.

대신 접촉을 최소화한 상황에서 해열제 등을 복용하며 차도를 지켜볼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상비약으로도 상태가 호전되지 않으면 그때 가서 선별진료소에 문의해 검사받을 것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만약에 확진자가 된다고 해도 방문 시설과 접촉자를 최대한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깜깜이 환자 발생에 역학조사 한계로 인해 코로나 위기에 직면한 제주도.

어느 곳이든 안전을 담보할 수 없게 되면서 개인의 방역수칙 준수는 필요가 아닌 필수가 되고 있습니다.

KCTV뉴스 양상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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