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포커스] 배부른 골프장, 부르는 게 값?
변미루 기자  |  bmr@kctvjeju.com
|  2020.11.11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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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미루 기자>
"코로나 특수에 골프장들이 때 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 골프장 이용료를 둘러싸고 잡음이 일고 있는데요. 무슨 일인지 알아보겠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골프장 앞에서 사람들이 장사진을 치고 있습니다.

뒤늦게 도착한 이들이 부리나케 뛰어가 줄을 섭니다.

<골프장 이용객>
"오늘은 괜찮아요. (한 시간이면 약과에요.) 어제 세 시간 기다렸어요."

코로나19로 해외 여행길이 막히면서 외국으로 나가지 못한 전국의 골퍼들이 제주로 몰려들고 있습니다.

개인부터 단체까지 예약 신청이 폭주하면서 올해는 이미 대다수 골프장이 마감됐습니다.

"혹시 예약 할 수 있나요?"
"죄송합니다. 마감됐습니다."
"저희 12월 말까지 전체 마감돼 있어서..."
"추가 예약 가능한 날짜가 없어요."
"골프 전체 예약 마감이라서 현재 예약 불가합니다."

모처럼 극성수기를 맞은 골프업계는 이 틈을 타 앞 다퉈 이용료를 올리고 있습니다.

<변미루 기자>
“골프장 이용료가 오르면서 불만이 쏟아지고 있는데요. 실제로 얼마나 인상됐는지, 가격을 한 번 비교해보겠습니다.”

도내 한 대중제 골프장은 지난 5월보다 그린피를 2만원씩 올렸습니다.

다른 대중제 골프장은 주중 6만원, 주말에는 4만원씩 올려 받고 있습니다.

한 회원제 골프장의 경우 비회원 이용료가 주말에 22만 원으로, 인상폭이 무려 7에서 8만 원에 달합니다.

<○○ 골프장 예약실>
"(원래 12만원으로 갔던 것 같은데...) 그건 다달이 틀려요. 요금이. (지금이 오른 거구나.) 네네."

일부 골프장들은 캐디와 카트 비용까지 만 원, 이만 원씩 슬쩍 올렸습니다.

<최애자 / 경기도 안양시>
"카트비, 캐디피, 그린피 다 올라서 진짜 공 치는 사람들 힘들어요."

골프장 개발 이익을 지역 사회에 환원하고 제주도민들을 끌어 모으기 위해 제공했던 할인 혜택도 조용히 사라지고 있습니다.

"혹시 도민 할인되나요?"
"예전에만 있었고요. 지금은 없습니다."
"원래는 있었는데, 2021년부터는 도민 할인가가 없어지세요."

이 같은 행태를 지켜보는 시선은 따갑습니다.

그동안 골프업계가 불경기라는 이유로 온갖 세금 감면 혜택을 받아왔기 때문입니다.

특히 진입장벽이 낮은 대중제 골프장은 개별소비세와 교육세, 농어촌특별세, 토지세, 재산세, 취득세, 그리고 지하수 요금까지 감면받고 있습니다.

이렇게 정부가 지난해 전국 대중제 골프장에 깎아준 세금만 최소 7천억 원으로 추산됩니다.

<임형석 / 경기도 성남시>
"아니, 비용 부담을 다 소비자들한테... 손님이 좀 많아졌다고 해서, 비용을 소비자들한테만 너무 (전가하는 것 같습니다)."

<김태윤 / 제주시 애월읍>
"할인도 없어지고, 가격이 엄청 올랐어요. 작년 대비해서 2배 오른 데도 있고... 이해는 하겠지만 오래되면 사람들도 안 가겠죠. 도민들도 끝나고 나면 해외로 가겠죠."

< 골프 전문 여행사 관계자>
"코로나 풀리면 제주도 다신 안 온다. 지금은 어쩔 수 없으니까 오는 건데,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 이런 식으로 말들이 많이 나와요."

하지만 골프업계는 수요 급증에 따른 가격 인상은 당연한 경제 현상이라고 항변합니다.

오히려 불경기에 지나치게 인하했던 가격을 정상적인 수준으로 올렸다는 입장입니다.

<이윤주 / 제주도관광협회 골프장업분과위원장>
"정상가 요금은 변동된 게 없고, 이제 할인율이 약간 떨어진 상황이죠. 아무래도 수요가 조금 많다 보니까."

문화체육관광부는 골프장의 과도한 폭리 실태에 대한 점검을 제주도를 비롯한 전국 지자체에 요청한 상탭니다.

하지만 골프 요금 자체가 업계 자율인 탓에 상한선이 없을뿐더러 폭리를 제재할 법적 근거도 없습니다.

<김운석 / 제주도 체육진흥팀장>
"조례로 딱 정해서 요금 인상이 안 되도록 조정해라, 시정명령 내리고, 그런 제도가 마련돼야 하는데... 우리가 강제할 수 있는 부분이 없기 때문에 (권고하고 있습니다)."

한편에선 그동안의 세제 혜택을 폐지하거나 적정 가격을 심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실제로 제주도는 지난 2015년까지 골프장입장요금심의위원회를 통해 과도한 가격 인상을 억제해 왔지만 지금은 상위법 개정으로 기능을 상실한 상탭니다.

<서천범 / (사)한국골프소비자원 원장>
"세금 혜택 안 받으면 돼요. 그럼 자율적으로 한다는 게 말이 되는 건데, 세금 혜택받으면서 시장 경제 원리에 따라서 한다? 그건 난센스죠. 따라서 대중제 골프장의 입장료를 통제하기 위해서는 2002년도에 제주도 조례로 만들었던 입장료 심의위원회를 부활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모두가 힘든 코로나19 시국에서 오히려 반사 이익을 누리고 있는 골프업계.

<변미루 기자>
"어려울 땐 국민의 세금으로 도와줬는데, 잘 되니까 눈앞의 이익만 챙긴다. 요즘 골프장을 두고 나오는 쓴소립니다. 코로나 특수에 다시 귀족 스포츠가 되고 있는 골프,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카메라포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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