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나 주말 농장용으로 쓰겠다며 매입한 농지를 되팔아 수십억원의 시세차익을 챙긴 이른바 무늬만 농업법인이 무더기 적발됐습니다.
부정한 방법으로 농지를 구입한 피의자 가운데는 공무원도 10명이나 있었습니다.
이정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서귀포의 한 영농법인이 2년 전 매입한 농지입니다.
2만 2천여 제곱미터의 농지를 20억 가량 주고 샀습니다.
이 영농법인은 쪼개는 방법으로 28명에게 이 토지를 되팔았습니다.
이렇게 토지를 되팔아 이 법인이 얻은 시세차익은 27억원
농민이나 영농법인만이 농지를 매입할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해 매수자들에게 허위 영농계획서를 작성하게 하거나 제주 도민으로 등록하도록 했습니다.
<김영운 / 제주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장>
"이러한 과정에서 매수자들에게 제주지역 농민으로 등록하게 하거나 부정하게 농지를 취득하도록 도왔습니다."
이처럼 농지를 부정한 방법으로 매매한 영농법인과 매수자들이 무더기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제주지방경찰청이 지난 8월부터 석달여 동안 부동산 교란행위를 단속해 2백여 명을 적발하고 이들을 농지법위반 혐의로 기소의견을 달아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검거된 205명 가운데 17명은 투기 목적의 농지를 매매하는 수법으로 140억원의 시세차익을 얻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특히 농지를 매수한 피의자 가운데는 10명의 공무원이 포함됐는데 제주도 소속은 없고 모두 다른지방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불법 농지 매매로 거둔 시세차익은 이렇다할 규정이 마련돼 있지 않아 법적으로 환수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제주도감사위원회에 따르면 제주지역 농업법인 2천 950개 가운데 정상적으로 운영하는 곳은 40%에 불과하고 나머지 법인들도 부동산 매매업과 임대업, 숙박업, 주유소 등의 농사와는 관련 없는 사업을 하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투기 목적의 농지거래를 막기 위한 제도 정비가 늦어지는 사이 무늬만 영농법인들의 불법 투기는 근절되지 않고 있습니다.
KCTV뉴스 이정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