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나면 서울로, 말은 나면 제주로 보내라는 속담이 있을만큼 제주는 말의 고장으로도 유명합니다.
탐라시대에는 제주 인구가 늘어날 정도로 말 산업이 제주에 부를 가져다줬지만 조선시대에는 진상제도로 인해 오히려 도민들의 삶이 더욱 피폐해지기도 했습니다.
제주 가치의 재발견, 700년 역사의 제주목장 이야기를 허은진 기자가 소개해드립니다.
제주는 고려시대 원나라의 지배 이후 말의 산지로 자리잡게 됩니다.
당시 이루어진 말 사육은 제주의 인구가 늘어나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박경훈 / 前 제주문화예술재단 이사장>
"이러한 말의 교역을 통해서 경제적 부가 창출됐고 그로 인해 거기에 필요한 노동력과 또 활동하는 경제적인 것들에 의해서 인구가 활동할 수 있는 영역이 만들어졌다는 것이고 경제적 번영이 있었다는 거죠."
원의 지배가 끝나고 조선시대로 들어서며 제주의 말은 조정의 진상품이 됩니다.
제주 전체가 하나의 커다란 방목장이나 다름 없었는데 말 사육으로 인한 농작물에 피해가 빈번했습니다.
그로 인해 목장을 한라산 중턱으로 옮기고 10소장 체제로 한라산을 빙둘러 돌담인 잣성을 쌓아 그 경계를 나누어 관리하게 됩니다.
중산간 전체가 국마장이었던 조선시대, 말을 진상해야하는 제주사람들의 삶은 원의 지배 때보다 더 힘들어졌습니다.
<박경훈 / 前 제주문화예술재단 이사장>
"제주도의 말 교역을 통해서 살아갔던 경제권을 완전히 박탈시키는 결과를 가져와요. 국유화하면서. 그러다 보니 한때 4만 명 이상이 제주도를 빠져나가요. 그래서 조선 인조 때 출륙금지령을 내리게 됩니다."
조선시대에는 국유지였고 일제강점기에는 총독부 소유였던 제주의 공동목장.
해방 후에는 마을공동목장 조합의 소유로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광활했던 마을공동목장은 골프장과 관광단지 등으로 개발되면서 갈수록 사라지고 있습니다.
KCTV 특별기획 10부작 제주의 가치 재발견 제9편 700년 역사의 제주목장은 내일 오전 8시 30분 첫 방송됩니다.
KCTV 뉴스 허은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