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군사정권 시절 간첩조작사건으로 현재까지 고통을 겪고 있는 피해자들이 많은데요.
특히 제주는 4.3 사건과 관련해 간첩조작사건 피해자가 더욱 많습니다.
이 피해자들의 구제와 지원을 위한 조례 제정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문수희 기자의 보돕니다.
4.3 사건 이후 생계를 위해 제주를 떠나 일본으로 건너간 강 광보 씨.
설레는 마음으로 그리던 고향으로 돌아온 강 씨는 영문도 모른 채 간첩이 됐고 5년여 동안 억울한 옥살이를 했습니다.
<강광보 / 간첩조작사건 피해자>
"공항에 왔는데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가족들은 다 나갔는데 저를 붙잡더라고요. 왜 붙잡냐고 하니까 "당신은 기관에서 조사할 일이 있으니까 조사하겠다"..."
지난 2006년, 천주교인권위원회의 조사에 따르면 군사정권시절 발생한 간첩조작사건은 모두 109건.
이 가운데 34%인 37건의 피해자가 제주도민 입니다.
대부분 재심을 통해 무죄를 선고 받았지만 과거 고문와 억울함으로 인한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간첩조작사건 피해자들의 피해를 구제하고 지원하기 위한 조례안 제정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조례 제정을 위해 열린 간담회에 모인 전문가들은 간첩 조작 사건이 4.3과 같은 국가폭력인 만큼 피해규모에 대한 실태 조사와 함께 재심 이후 국가배상 소송 등 법률적인 구제를 지원할 근거를 만들어야 한다는데 공감대를 모았습니다.
<임문철 / 천주교 제주교구 신부>
"그만큼 받은 고통이 너무 컸다는 얘기죠. 이런 분들에 대해서 무관심했었다, 손을 놔버리지 않았나..."
<양동윤 / 제주4·3도민연대 대표>
"당사자에게 (재심·배상 소송을) 전부다 처리, 부담하라고 하면 가혹한 겁니다. 이 부분도 법률적 지원(이 필요합니다.) "
의료비 지원은 물론, 정신적 트라우마 치료에 대한 지원 방안도 조례안에 담겨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오승국 / 4.3 트라우마센터 부센터장>
"간첩조작사건의 피해자들은 고문에 의한 자백으로 인한 인간 자존의 상실, 외부의 따돌림, 이념의 낙인 등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증상이 최고위험군의 집단으로서 시급하게 치료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제주도의회는 간담회에서 나온 내용을 토대로 다음달안에 지원 조례를 발의할 예정입니다.
<강성민 / 제주도의회 도의원>
"이 문제에 대해 계속 공론화하고 좋은 조례를 만들 것을 이 자리를 빌어 약속 드리면서... "
하지만 간첩조작사건 피해자 지원과 관련한 상위법이 없는 만큼 조례 제정만으로 한계가 있을 수 있어 법률제정을 위한 노력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KCTV 뉴스 문수희 입니다.
문수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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