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첫 국가 손해배상…"개별 보상 인정 안 돼"
문수희 기자  |  suheemun43@kctvjeju.com
|  2021.10.07 16:54
영상닫기
재심을 통해 사실상 무죄를 선고 받은 4.3 생존수형인들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첫 손해배상 소송 선고 공판이 열렸습니다.

1심 재판부는 국가의 불법 행위에 따른 배상 책임은 인정하면서도 피해자 개개인별로 산정한 배상금은 지급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수형인들과 유족들은 재판부의 결과에 유감을 표현했습니다.

문수희 기자의 보돕니다.

재심을 통해 70여 년 만에 무죄 취지의 공소기각 판결을 받은 4.3 생존 수형인들 .

이들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선고 재판이 열렸습니다.

무죄를 선고 받은 생존수형인 18명과 가족 등 피해자 모두 39명이 국가에 청구한 손해배상 금액은 모두 103억 원.

불법 구금과 고문으로 인한 휴유증, 출소 후에도 전과자로 살아야 했던 명예훼손, 가족의 희생에 따른 배상 등을 피해자 개인별로 산정했습니다.

소송 제기 2년 만에 진행된 선고 공판에서 1심 재판부는 국가의 불법 행위로 인한 배상 책임은 인정하면서도 피해 정도에 따른 개별적인 배상은 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다만, 수형인에 한해서만 당사자 1억 원, 배우자 5천만 원, 자녀 1천만 원의 위자료를 산정하고 여기에 앞서 받은 형사보상금 액수 만큼은 제외해서 지급할 것을 결정했습니다.

앞서 수형인들이 구금 기간에 따라 적게는 8천 만 원에서 최대 14억 7천만 원 까지 형사보상을 받았기 때문에 사실상 이번 재판 결과로 받게 되는 배상금은 없는 셈 입니다.

재판부는 한국전쟁 등 민간인 학살에 대한 손해배상 선례를 참고 했고 4.3 사건 피해자의 수가 워낙 많은 점, 피해자들이 주장한 명예훼손과 인권침해 등은 형사보상금으로 어느정도 소멸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명예훼손과 인권침해, 가족들의 희생 등 불법 구금 이후 발생한 피해에 대해서는 대부분 증거 부족 또는 별도의 불법행위로 인정할 수 없다며 기각했습니다.

재판부의 판결을 들은 수형인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양일화 / 4·3 생존 수형인>
"우리가 방랑 생활을 하면서 어디가서 살아야할지 몰라서 이리저리 산으로 바다로 헤매다가 겨우 석방돼서 재판을 받으면서 내려왔어요. 오늘 (재판)하는 것을 보니 다 묵살 시키니까 오늘 재판은 하나 마나 한 재판이에요."

수형인과 가족들의 법률대리인 역시 1심 재판부의 판단을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임재성 / 법률대리인>
"액수가 문제가 아니라 4·3사건의 역사적, 사회적인 의미, 피해자들이 개별적으로 느꼈던 피해사실 인지에 대해서 전혀 파악하지 못한 판결 아닐까... 판결문을 봐야겠지만 할아버지, 할머니들에게 이런 판결문을 드리게 돼서 이 사건의 대리인으로서 부끄럽고..."

4.3 생존 수형인들의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첫 손해배상 소송이 긴 재판 과정 끝에 사실상 패소 판결이 나면서 추가 소송에서도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지 우려되고 있습니다.

KCTV 뉴스 문수희 입니다.

기자사진
문수희 기자
URL복사
프린트하기
종합 리포트 뉴스
뒤로
앞으로
이 시각 제주는
    닫기
    감사합니다.
    여러분들의 제보가 한발 더 가까이 다가서는 뉴스를 만들 수 있습니다.
    로고
    제보전화 064·741·7766 | 팩스 064·741·7729
    • 이름
    • 전화번호
    • 이메일
    • 구분
    • 제목
    • 내용
    • 파일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