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기획뉴스 '뿌리'] (2) 엄격한 법의 잣대...온전히 유족 몫
김수연 기자  |  sooyeon@kctvjeju.com
|  2022.03.18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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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74주년 기획뉴스로 호적불일치 유족들의 문제를 다루고 있는데요.

오늘은 두번째 순서로 4.3 유족들이 잘못된 가족관계를 바로잡을 방법은 없는지 살펴봅니다.

법원 소송을 통해 친자관계를 회복하는 것이 현재로선 유일한 방법인데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너무 많아 접근조차 쉽지 않습니다.

김수연 기잡니다.

4.3의 광풍으로 아버지를 잃고 아버지 사촌의 딸로 평생을 살아온 오연순 할머니.

70 평생을 뒤틀린 가족관계를 가지고 살아온 오 할머니는 최근에서야 4.3 유족으로 인정을 받았습니다.

4.3희생자인 아버지와의 법적 자녀로 공식 이름을 올렸기 때문입니다.

꼬인 가족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이어온 5년간의 길고 긴 재판끝에 지난 2019년, 4.3 유족 가운데 처음으로 부녀 관계를 법정에서 인정받게 됐습니다.

<오연순 / 75세>
"내가 해보니까 너무 힘들어 진짜 힘들어. 이건 어디 가서 억울하다고도 못해. 남 탓이라고 얘기할 수도 없고... 내가 우리 부모를 잘못 만난 건지 시대를 잘못 만난 건지 태어나긴 잘 태어났건만 시대를 잘못 태어나서..."

당시 재판에서 오 할머니의 친자관계를 입증한 건 고모의 증언.

이 마저도 1심에서는 패소했고 2심에서 어렵게 인정을 받았는데, 증언을 통해 친자관계를 인정받은 것은 극히 이례적이고 현재 유일한 사례로 남아 있습니다.

<이연봉 / 변호사(오연순 유족 소송 대리인)>
"다시 (소송을) 해서 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그 이후에는 사건 수임도 못했고 오연순 씨 같은 많은 분들이 구제를 못 받고 어떻게 이게 해결되기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현행법상 가족관계를 회복하려면 사실상 소송이 유일한 방법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습니다.

소송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고 시간적이나 경제적인 어려움이 많기 때문입니다.

법원은 4.3이라는 당시의 특수성이나 시대적인 문제를 고려하지 않고 친자관계 확인을 위해 유전자 검사결과를 유일한 증거로 인정하고 있는데, 유족들로서는 접근하기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묘를 파서 70년이 지난 유해를 가지고 유전자 분석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문성윤 / 변호사>
"실제로 유해의 상태에 따라 결과가 안 나올 수도 있고 만약 그 경우엔 그럼 아버지를 전혀 못 찾는 것이냐 이것은 전혀 정의에 맞지 않는 결론이거든요. 그런 경우에는 다른 방법을 찾아서라도 법원에서 이런 분들은 구제를 해줘야 되는데 실질적으로 최근에 그렇게 구제받았다는 제가 사례는 들은 바가 없습니다."

소송부터 유전자 검사 등 모든 입증 책임은 온전히 당사자의 몫입니다.

이 때문에 가족관계를 바로잡기 위한 시도를 포기하는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김종민 / 국무총리실 4.3 중앙위원회>
"이렇게 제주도의 정서상 무덤을 두 번이나 호적상의 아버지, 친아버지 무덤을 두 번이나 파헤친다는 것은 너무나 가혹한 일이고 국가폭력의 희생인데 이것을 개인에게 떠넘긴다는 것은 너무나 잘못된 것이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지난해 4.3특별법 개정안의 국회 심사 과정에서 가족관계 등록을 정정할 수 있는 특례조항이 제외됐습니다.

뒤늦게 정부에서 관련 제도 개선 용역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가족관계를 바로 잡을 수 있는 의미 있는 조치가 나올지 주목됩니다.

KCTV 뉴스 김수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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