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하면 깨끗한 공기, 청정 이미지로 대표되지만
이제는 매일
미세먼지 농도를 확인해야 할 만큼 점점 탁해지며 위협하고 있습니다.
자연적인 원인도 있지만
자동차나 보일러 등에서 연료를 태워 발생하는 배출물질 역시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탄소, 친환경 등 다양한 대책이 추진되고 있는데,
간과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전국에서 가장 바쁘다는 제주공항,
제주항만에서의 배출되는 미세먼지나 유해물질입니다.
KCTV 취재팀의 확인 결과
각종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 무방비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늘과 내일 이틀간 집중 보도하겠습니다.
오늘 첫 순서로 제주공항 실태를 김용민, 문수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전세계에서 가장 바쁜 제주국제공항.
제주공항에선 100초에서 한 대꼴로 비행기가 이착륙 합니다.
시커먼 연기를 내뿜으며 활주로를 달리는 비행기.
비행기는 이륙할 때 전체 연료의 50% 가량을 사용하는 등
이착륙 때 연료 대부분을 소모합니다.
연료를 태우면서 발생하는
미세먼지와 유해물질은
온전히 공항 주변 주민들의 피해로 돌아갑니다.
공항 인근 마을 주민들은
매일같이 기름 냄새, 매연과 사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인터뷰 : 김창전 / 제주시 도두동>
"냄새, 항공기 매연. 바람이 심하게 불면 모르는 데 바람이 은근히 불면 냄새가 심하죠."
하나 둘, 떠난 사람들. 마을엔 활기가 사라졌습니다.
<인터뷰 : 문영훈 / 제주시 도두동>
"사나워서 있고 싶어하지 않지. 그래서 젊은 사람들이 떠나는 거라. 이런데 어떻게 사람이 삽니까."
<인터뷰 : 문병열 / 제주시 도두동>
"(매연이) 심할 때는 머리 아픈 것 보다 눈물이 많이 나요. 첫째, 상당히 매워요, 매워. 냄새가.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제주의 경우 항공 등 비도로 오염원이
자동차와 같은
도로이동오염원 보다
무려 3배에 가까운 먼지를 배출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2019년만 하더라도
한해동안 제주 대기중으로 배출된 항공 미세먼지는 20톤.
인천공항에 이어 가장 많은 양입니다.
김포와 김해 공항보다 60%나 많은 수치입니다.
<인터뷰: 김정도 / 제주환경운동연합 정책국장>
"관련된 여러 가지 오염물질 데이터도 갖고 있지 않습니다. 그렇다 보니 지역주민들 특히 공항 주변에 살고 계신 분들에 대한 건강 문제에 대해 검토나 점검이 없어왔거든요.
그런 점을 고려해 봤을 때, 제주공항에 대한 대기 환경에 대한 부분을 많이 놓쳐왔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바로 항공기 연료에 있습니다.
우리나라 민간 항공기 90% 이상에 쓰이는 Jet A-1 항공유.
취재결과 Jet A-1 항공유에는
기름이 얼거나 폭발하는 경우를 막기 위해
또 비행기의 출력을 높이기 위해
산화와 부식, 빙결방지제 등 여러 화학 물질이 들어가는데
특히 산화방지제(AO)에는
아민과 페놀, 벤젠 등 여러 유해물질이 들어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2014년에
항공유 취급과 엔진 관리 업무를 맡던 한 군인이
급성 백혈병에 걸려
6년 간의 긴 소송 끝에 승소한 사례도 있습니다.
항공 매연과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가 인정된 국내 첫 사례입니다.
법원은
항공기 매연에 직접적이고 반복적으로 노출된 것이
급성 골수성 백혈병이 발병하게 된 상당한 원인이 됐다며
국가 유공자 요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조용한 살인자로 불리는 항공 미세먼지는
이렇게 우리의 삶과 건강에 위협적인 존재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 서영현/ 소송 변호사>
"유류의 유해 물질에 노출돼서 급성골수성백혈병이 발병했느냐가 쟁점이었고요. 결과적으로 (법원) 판결에서는 그런 유해 물질 노출, 주로 벤젠이 많이 문제가 됐는데
청소 업무 등을 통한 유류의 노출이 상당히 (질병과의) 인과관계를 인정한 사례입니다."
그렇다면 항공 매연을 줄일 수는 없을까?
유럽연합은 지난해 기후변화 대책으로
에너지 기업과 항공사에
친환경 연료 도입을 의무화 하는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친환경 연료를 도입하면
기존 탄소 배출량의
최대 80%까지 줄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국적 항공사에서
일부 유럽 노선 항공기 연료만 친환경연료로 대체했을 뿐입니다.
제주 노선의 경우 단 한 대도 없습니다.
더 문제는 제주노선 점유율을 공격적으로 늘이며
수익을 올리고 있는 저비용항공사(LCC)에선
경제적인 이유로
친환경 연료 사용에 손사래를 치고 있습니다.
<싱크 :00저비용항공사 관계자>
"전세계적으로도 (친환경 연료) 생산되는 양 자체가 너무 적기 때문에 항공사가 (도입)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는 것이 현실이고요."
현재까지 별다른 환경규제가 없는 공항에서
항공기 주유량과 오염원 배출량, 항공 이동량 등
단일배출지역으로
정확한 데이터 확보가 가능한 만큼
제주에서 먼저 선제적인 조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 이재천 / 제주대학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
"우리나라는 외국 데이터를 받아들여서 미세먼지의 유해성을 인지를 하고 있지 실제 국내 데이터가 미흡한 실정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우리 자체의 데이터를 이용한 연구가 시급합니다."
<인터뷰 : 홍영철 /제주참여환경연대 공동대표>
"제주도가 (항공 미세먼지 연구를) 먼저 나서서 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도민의 건강과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에 한편으로 이런 것들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자동차와 선박 등 다른 이동수단과 달리
어떠한 오염원 배출 규제도 받지 않는 항공기.
국제민간항공기구는 현재 추세라면
오는 2040년에는
항공기 탄소배출량이
지금보다 4배 이상 늘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클로징>
코로나19 이후 여행 수요가 폭발하며
항공사 마다
제주에서 최고의 호황기를 누리고 있지만
정작 제주의 환경과 도민의 건강은 뒷전이 되고 있습니다.
KCTV 뉴스 문수희입니다.
문수희 기자
suheemun43@kctvjej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