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선박 미세먼지…여전히 '사각지대'
문수희 기자  |  suheemun43@kctvjeju.com
|  2022.06.23 00:50
영상닫기
어제 이 시간에 항공 연료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물질 실태에 대해서 보도해 드렸는데요.

오늘은 항공에 이어 선박 미세먼지 실태를 짚어 봤습니다.

지난 2019년에도 저희 KCTV는 뉴스를 통해 선박 미세먼지 문제를 지적했었는데요.

3년이 지난 지금도 제주항만은 법의 사각지대에서 선박 매연으로 신음하고 있습니다.

문수희, 김용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문수희 기자>
"미세먼지의 주범은 항공 매연 뿐이 아닙니다. 제주는 선박 미세먼지 역시 전국 최고 수준인데요. 특히 이로인한 주민들의 고통은 극심합니다."

출항을 앞둔 배에서 시커먼 연기가 여기저기서 뿜어져 나옵니다.

화물 여객선 할 것 없이 배출되는 매연에 주변 공기가 금세 탁해집니다.

매케한 오염물질은 바람을 타고 인근 주택과 사라봉까지 날아갑니다.

<곽수진 / 제주시 건입동>
"자연 바람을 맞고 싶어서 문을 앞뒤로 열면 맞바람이 불긴하는데 그만큼 먼지가 다 쌓여있으니까. 이불이고 잠자는 자리고 다 (먼지가) 있으니까...”

<양주승 / 제주시 건입동>
"(선박이) 시동 걸 때, 그러니까 연기가 뭐랄까. 폭탄 터지듯이 확 올라오더라고요.”

인근 상인들은 장사도 포기했습니다.

<양길연 / 제주시 건입동>
“어쩔 수가 없어. 문 열어 놓으면. 지금 문 닫으니까 이 정도지. 문 열면 더 심해.”

주택 창틀 마다 끊임 없이 쌓이는 시꺼먼 먼지, 생활은 점점 피폐해졌습니다.

<강대임 / 제주시 건입동>
"문 못 열어. 창문을 이만큼 열지, 그래도 먼지가 들어와. 이것 봐봐. 이거 봐보라고."

<이영주 / 제주시 건입동>
"여기 진짜 안 좋아요. 이 동네. 공기 중에 까만 게 나와요. 우리 집 기계를 가끔 씻다 보면 기계에서 까만 게 나온다고"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는 미세먼지가 대체 얼마나 많은 건지 취재진이 직접 촬영을 통해 확인했습니다.

조명을 켜자 확연하게 드러난 먼지들.

먼지 덩어리가 바람을 타고 떠다닙니다.

제주에서 발생하는 선박 미세먼지는 한해 116톤.

특히 공기 중으로 배출되면 2차 미세먼지 생산의 주요인이 되는 황산화물은 도내 전체 배출량의 절반 이상이 선박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김태현 / 에너지경제연구워 석유정책연구팀장>
"선박유를 특히 말씀 드린 것은 탄소 배출 측면에서 당연할 뿐 아니라 대기 오염 물질, 그러니까 미세먼지, 삭스(황산화물), 낙스(질소산화물)을 다량 배출한다는 특징을 갖고 있죠. 쇼트 배출은 기본적으로 다 갖고 있는데 여기 더해서 그런 대기오염 물질이 더 문제다."

이런 미세먼지와 황 물질은 장기적으로 노출될 경우 각종 질병 유발의 원인이 됩니다.

<김형철 / 제주특별자치도 보건환경연구원 대기환경과장>
“이런 것들이 기관지에 영향을 줄 수 있고요. 아황산가스나 이런 것도 마찬가지로 식물에도 일부 영향을 주고 인체에 피부나 기도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선박 미세먼지의 심각성에 따라 해수부는 국내 주요 항만지역을 선정해 대기질 저감 정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선박 연료에 대한 엄격한 규제를 통해 문제가 되는 황산화물 배출량을 줄이고 미세먼지 노출 취약 계층에 대한 보호 계획까지 담고 있습니다.

인천항과 서울, 부산, 울산 등 전국 10여 곳의 항만이 포함됐는데 이상하게 제주는 규제 대상 지역에서 제외됐습니다.

해수부는 우선 1차 관리 진행 사항을 지켜 본 뒤, 제주지역 항만도 관리 규역에 포함할지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현재로선 제주에서 선박 미세먼지를 줄 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육상전력공급장치, AMP 뿐입니다.

APM은 항만에서 정박하는 동안 기기를 선박에 연결해 육상 전력을 공급하는 장치로 제대로 활용만 된다면 미세먼지 발생량을 절반 이상 감량할 수 있습니다.

현재 제주항에 설치된 AMP는 모두 12대.

하지만 잦은 기기 고장과 관리 부실로 사용 안되는 기계도 꽤 됩니다.

<이승현 / 제주도 해운항만과>
“기계 장치에 좀 문제가 있어서 내일 수리할 예정입니다. (언제 문제 생긴 겁니까?) 문제는 지난주..."

용량도 문젭니다.

전체 12대 가운데 9대의 용량이 200KW 미만이라 제주항에 있는 대부분의 선박과 맞지 않습니다.

사용할 수 있는 선박은 관공선 뿐, 대형 선박은 불가능 합니다.

<선사 관계자>
"스위치가 뚝 떨어진대요. 우리가 필요한 만큼 힘을 못 주는 거예요. 그때 우리 배가 큰 배가 아닌데도 그럴 정도면 지금 거기 1만 7천 톤 짜리 다니는데 더 큰 배는..."

대기질 규제를 받지 않는 제주항에선 공회전을 제재할 법적인 근거가 없습니다.

미국과 유럽 등 해외는 물론 인천과 부산 등 국내에서도 선박에 황함유량이 0.1 이하인 고품질 연료만 쓰도록 강제하는 움직임이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제주는 변한 게 없습니다.

<홍영철 / 참여환경연대>
"제주도가 선박이나 항공기가 가장 많이 들고 나는 곳입니다. 그래서 이런 부분도 심각하게 봐야하지 않나 싶고요. 이 부분을 해수부 등에만 어필할 게 아니고 제주도가 먼저 나서서 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도민의 건강과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에."

밤 늦은 시간까지 제주항에는 선박이 끊임없이 나가고 들어옵니다.

<문수희 기자>
"그동안 선박 미세먼지를 줄이겠다던 제주도의 약속은 결국 헛구호에 그쳤습니다. 오늘도 밤낮없이 배출되는 선박 미세먼지에 지역 주민들의 고통은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KCTV 뉴스 문수희입니다."

기자사진
문수희 기자
URL복사
프린트하기
종합 리포트 뉴스
뒤로
앞으로
이 시각 제주는
    닫기
    감사합니다.
    여러분들의 제보가 한발 더 가까이 다가서는 뉴스를 만들 수 있습니다.
    로고
    제보전화 064·741·7766 | 팩스 064·741·7729
    • 이름
    • 전화번호
    • 이메일
    • 구분
    • 제목
    • 내용
    • 파일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