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토속신앙의 원조라고 불리는 송당본향당은 제주에서도 드물게 매해 4번의 마을제가 진행되는데요.
매해 음력 7월이면 장마가 끝난 뒤 습한 기운을 몰아내 농작물이 수해 없이 풍작을 기원하는 '마불림제'가 봉행됩니다.
그동안 코로나19로 축소되거나 취소됐었는데요.
오랜만에 공개된 마불림제 현장에 허은진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제주시 구좌읍 송당본향당입니다.
팽나무 아래 본향당 제단에 과일과 생선 등 각종 제수가 올려져있고 제를 지내는 심방의 기도 소리가 들립니다.
제주도 무형문화재 5호로 지정된 송당리 마을제, 그 중에서도 농경과 목축의 풍요와 번성을 기원하는 '마불림제'가 봉행됐습니다.
매해 음력 7월 제주도에서 장마가 끝난 뒤 습기로 인한 곰팡이 등을 씻기 위해 행하는 마을제사입니다.
<문봉순 / 제주섬문화연구소 연구실장>
"'마'의 의미가 곰팡이라는 뜻도 있고 장마라는 뜻도 있어서 신의 옷에 있는 곰팡이를 털어내고 장마를 그치게 한다, 그리고 소와 말을 증식시키는 다양한 의미들을 가지고 있는 그런 굿입니다. "
그동안 코로나19로 마을제가 축소되거나 취소됐지만 오랜만에 의례가 진행되면서 이번 마불림제에는 제주어로 단골이라 불리는 마을 신을 모시는 지역주민뿐 아니라 이를 보려는 도민들로 자리가 채워졌습니다.
단골들은 준비한 제수를 올리고 가정의 평안을 기원했습니다.
<고연자 / 구좌읍 송당리>
"(새벽) 3시에 일어나서 제물 떡도 하고…. 시험 보는 아기들, 육지 가서 지금 군대에 있는 사람, 임용고시 볼 손주가 많아요. 그래서 이 손주들을 할머니(본향당 신)한테 오늘 잘 부탁드리려고 왔어요."
제주 토속신앙의 원조라 불리며 세계유산본부와 제주문화예술재단, 송당리 마을이 이렇게 마을제를 이어오고 있지만 시대가 흐르며 명맥이 끊기진 않을까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홍용기 / 송당리장>
"본향당이 문화재로 지정되고 나서 계승하기 위한 전통문화를 이어가기 위한 노력이 좀 부족하지 않았나. 이런 부분도 보완해서 단골들을 많이 올 수 있도록 그런 유인책도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점차 사라져가는 제주의 문화지만 가족과 마을의 안녕과 농경과 목축 등 생업의 번창을 기원하는 기도는 여름철 날씨만큼 뜨거웠습니다.
KCTV뉴스 허은진입니다.
(영상취재 : 박주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