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시대부터 우리나라 동쪽 끝 바다인 독도에서 물질을 하고 영토를 수호한 제주 해녀들이 있습니다.
105주년 3.1절을 맞아 제주를 떠나 독도를 지킨 출향해녀들의 삶을 조명했습니다.
김용원 기자입니다.
천연 미역 밭이자 바다사자 강치의 주요 서식처인 우리나라 동쪽 끝 독도 바다입니다.
약 90년전부터 시작된 제주 해녀들의 물질 역사가 깃든 조업 공간이기도 합니다.
일제 강점기, 1935년 죽도 어업 합자 회사가 해녀 4명을 고용한 기록에서 제주 독도 출향 해녀들의 물질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본격적인 출향 물질은 1950년대 이후였습니다.
<김명자 / 출향해녀>
"첫 해 19살에 물질을 포항 구룡포 갔다 왔어. 구룡포부터 가기 시작해서 계속 육지 물질 갔어."
해녀들은 독도 굴 속, '물골'에서 솟아나오는 샘물에 의지하며 살아내며 제주에 있는 가족 생계를 책임졌습니다
<부춘자 / 출향 해녀>
"우리가 자는 굴속에 제일 안에 샘이 있었어. 그 물 마셨어. 희한하게 물이 있더라."
<임영자 / 출향 해녀>
"자갈 펴서 가마솥 놓고 옆에서 잤어. 우리가 이렇게 누워 잘 곳도 험악한 곳에 왔구나 그런 생각을 먹었습니다."
고향 제주를 떠나 600km 떨어진 독도 바다를 다녀온 해녀는 수백 명으로 알려졌습니다.
독도 경비대와 함께 다양한 시설물을 짓는데 힘을 보탰고 각종 해상 사고 수습과 시신 인양 업무에도 참여했습니다.
제주 출향 해녀 물질의 역사는 곧 독도 영토 수호의 증거이기도 했습니다.
<권미선 / 제주해녀박물관 학예사>
"독도에서 물질하면서 생계를 이어 왔던 것이 독도 어장을 계속 우리 대한민국의 영토라는 것을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가 되지 않을까. 일제 강점기부터 울릉도, 독도까지 갔다는 기록을 찾아서 전시를 했고 한 분이라도 돌아가시기 전에 그런 이야기를 전해주실 분을 찾아서 듣고 정리하고 조사하는 게 저희 박물관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수탈의 시대, 독도 바다에 발자취를 남겼던 제주 출향 해녀의 삶은 이제는 독도를 지킨 숨은 주역의 항일 역사의 기록으로 새롭게 조명받고 있습니다.
KCTV뉴스 김용원입니다.
(영상편집 박병준, 화면제공 한라일보 '독도 출향해녀 기억의 기록')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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