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당시 군의 학살 명령을 거부하고 주민 수백 명을 구한
고 문형순 서장이 사후 58년 만에 국립묘지에 안장됐습니다.
4.3 유족과 후배 경찰이 한마음으로 추모하면서 평안한 안식을 기원했습니다.
김용원 기자입니다.
고 문형순 서장의 영정 사진과 유해가 국립묘지로 들어옵니다.
제복을 입은 경찰과 4.3 유족들이 경건하게 고인을 추모합니다.
고 문형순 서장은 1949년과 1950년, 모슬포와 성산포경찰서장 재임 당시
군의 총살 명령을 거부하고 대정읍과 성산포 주민 270여 명을 구했습니다.
2018년 경찰 영웅에 선정됐고 지난해 제주경찰청이
문 서장의 6.25 참전 사실을 확인해 서훈 신청을 한 결과 국가유공자로 인정 되면서
국립묘지 안장 자격이 부여됐습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14만 경찰을 대표해 존경을 표하면서 문 서장의 안식을 기원했습니다.
<윤희근 경찰청장>
"역대 경찰 영웅 중 유일하게 국립묘지로 모시지 못했던 서장님에 대한 저희의 마음의 짐이 이제야 조금 가벼워지는 듯합니다."
평안남도 출신으로 1966년에 숨진 문 서장은
독립 유공 입증 자료가 부족해 국립묘지가 아닌 이북도민 공동묘지에 묻혔습니다.
유족이 없었기 때문에 묘 관리부터 국립묘지로 안장하는 모든 과정을 이북5도민들이 도맡았습니다.
사후 58년 만에 이뤄진 국립묘지 안장식이 누구보다 뜻깊습니다.
<노현규/이북5도민연합회장>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끝으로 문형순 서장님이 남북통일이 될 때까지 호국원에서 편히 영면하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김용원기자>
"4.3 유족과 경찰, 그리고 묘역을 관리하던 이북5도민 연합회 추모 속에 문형순 서장이 뒤늦게 이 곳 국립묘지에 안장됐습니다."
문 서장의 결단으로 4.3 광풍에서 살아남았던
95살의 생존 희생자도 불편한 몸에도 자리를 끝까지 지키며 생명의 은인이었던 고인을 기렸습니다.
<강순주/생존 희생자(95세)>
"문형순 서장님 때문에 생존한 사람입니다. 저희를 석방시키면서 사회에 나가서 도움이 되는 일을 하라고 하셨습니다. 그 말을 저는
잊지 않고 있습니다."
독립 투사이자 경찰 영웅, 4.3 유족들에겐 의인이었던 문형순 서장은 후세의 관심과 노력으로
국가의 품에서 명예로운 영면에 들어갔습니다.
KCTV뉴스 김용원입니다.
(영상취재 좌상은)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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