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2년 12월부터 제주에서 일회용컵 보증금 제도가 시범 시행되고 있습니다.
1년 6개월이 지난 지금, 매장 참여율은 물론 컵 반환율도 크게 줄면서 흐지부지 되는 분위기입니다.
김경임 기자의 보도입니다.
제주 시내 한 프랜차이즈 카페.
음료를 주문하자 일회용 컵에 담겨 나옵니다.
하지만 컵을 반납할 때 사용하는 라벨은 따로 붙어있지 않습니다.
제주에서 일회용 컵 보증금제가 시범 시행되면서 이 매장도
지난해 6월 동참했었지만 이제는 더 이상 참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매장 한 쪽에는 예전에 사용했던 보증금 반환용 라벨지가 잔뜩 남아있습니다.
<인터뷰 : 오정훈 / 카페 점주>
"소규모 매장 같은 경우는 항상 인력이 부족해요. 아무래도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그런데 이걸 일일이 스티커를 붙이는 작업을 해야 하고 들어오는 컵을 받고 안내를
해 드려야 되잖아요. (반환용 라벨을) 인쇄를 해서 나오게 해 달라고 요청하는 이유가 이런 부분을 해소해 주면 좀 더 쉽게 참여할 수 있겠다고 계속 얘기를 하는데 (개선이 안 되더라고요.)"
지난 2022년 12월, 제주와 세종에서 처음 시범 운영된 일회용 컵 보증금 제도.
처음 시행될 당시 제주 지역 대상 매장 467곳 가운데 57.6%가 동참했습니다.
이후 지난해 9월 대상 매장 500여 곳 가운데 96.8%가 참여하며 정점을 찍었지만
지금은 절반 정도에 그치면서 오히려 첫 시행 때보다 저조한 참여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각 매장 규모에 상관 없이 전국에 100개 이상의 가맹점을 둔 프랜차이즈 업체가 대상이다 보니
일부 업체는 포함되지 않는 등 시행 초기부터 형평성 등을 이유로 논란이 있던 상황.
환경부도 2025년까지 보증금 제도를 전국으로 확대해 의무 시행하려던 당초 움직임과 달리
지난해 9월, 지자체 자율에 맡기기로 하면서 참여율은 크게 떨어지고 있습니다.
매장의 참여율이 줄어들면서 실제 일회용 컵의 반환율도 떨어졌습니다.
월별 일회용 컵 반환율을 살펴보면, 지난해 7월부터 크게 늘기 시작해
10월에는 80%에 달하며 가장 높은 반환율을 보였지만 올해 들어서는 50%대에 머물고 있습니다.
특히 참여 매장 수가 줄어들면서 실제 회수되는 컵의 양도
지난해 월 평균 39만 8천여 개에서 올해는 25만 5천여 개 수준에 그치고 있습니다.
일회용 컵 사용을 줄이기 위해 야심차게 시행된 일회용컵 보증금 제도.
정부의 흐지부지한 태도 속에 제주도는 자체적으로 참여율 회복에 나서겠다고 했지만
업주와 도민들의 공감대를 충분히 이끌어 내지 못하면서 1년여 만에 추진 동력을 잃고 있습니다.
KCTV뉴스 김경임입니다.
(영상취재 : 박병준, CG : 송상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