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내 결혼이주여성 4명에게 JDC 러브인제주 사업으로
최근 가족과 함께 고향방문의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특히 캄보디아댁 옥나리 씨에게는 그리움을 넘어
친정 엄마와 30년 한으로 남았던 응어리를 푸는 해원의 고향길이 됐습니다.
최형석, 박병준 기자가 동행 취재했습니다.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북동쪽으로 3시간을 달려 찾아간 곳.
지난 2008년 제주로 시집온 캄보디아댁 옥나리 씨의 친정집입니다.
제주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복지사 자격증까지 딴
억척스런 여성이지만 이번 고향방문은 나리씨에게 설레는 친정나들이라기 보다
30년 쌓인 친정 엄마와의 응어리를 풀어버리기 위한 큰 결심이었습니다.
JDC 러브인 제주 다문화가정 고향방문 사업에 참가를 신청한 가장 큰 이유입니다.
친정엄마도 10여년째 당뇨합병증으로 투병하고 있어 언제 돌아가실지도 모르기에
더 늦기 전에 화해하고픈 마음이 컸습니다.
어려운 가정에서 일곱째로 태어난 나리씨는
어릴때부터 가족의 생계를 위해 남의 집 식모살이를 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당시 가족의 보살핌은 물론 돈 한푼 만져보지 못했고,
성인이 돼서는 도망치듯 국제결혼으로 집을 떠나버릴 만큼
부모에 대한 원망이 컸습니다.
친정 엄마 역시 연락도 잘 없는 그런 딸이 섭섭했다고 이제서야 얘기합니다.
<인터뷰 : 옥나리 결혼이주(캄보디아)>
"남의 집에 조금 살다가 갑자기 한국으로 가벼렸어요. 그래서 그런 친근감이 없었는데 제가 한국에 시집가서
자주 전화 안했던게 너무 서운하셨데요. 보고 싶은데..."
제주에서부터 준비해 간 손편지에는 엄마에게 용서를 구하는 동시에
엄마에 대한 서운함을 털어버리는 마음이 담겼습니다.
그동안 나리씨가 고향을 몇차례 찾기는 했지만
엄마와 마주 하고 터놓고 속마음을 얘기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차이돕(69세) 옥나리 친정엄마>
"딸이 서운한 거 몰랐다. 이제라도 딸의 마음을 알게 되어서 다행이다."
조금만 더 늦었다면 서로에 대한 원망이 평생 한으로 남았을 두 모녀.
JDC 러브인 제주 다문화고향방문사업은
이들 모녀에게 서로의 오해를 풀고 화해의 손을 내밀 수 있는 계기가 됐습니다.
<최형석 기자(캄보디아 캄퐁참)>
가족과 멀리 떨어져 이국 땅에서 살아가는
결혼이주여성들에게 그리웠던 가족의 정과 사랑을
재확인 할 수 있는 잊지못할 선물이 되고 있습니다.
캄보디아 깜퐁참에서 KCTV뉴스 최형석입니다.
(영상취재 박병준)
최형석 기자
hschoi@kctvjej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