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전사자 유족도 '가족관계 불일치'
김용원 기자  |  yy1014@kctvjeju.com
|  2024.06.05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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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4.3 뿐 아니라 6.25 전사자 유족에서도 뒤틀린 가족관계 사례로
고통을 받고 있는 자녀들이 있습니다.

입양과 혼인 등 다양한 특례를 도입해 가족관계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4.3 달리
6.25 유족들은 친자 유전자 검사를 통한 소송만이 유일한 구제 수단이어서
유해가 없다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실정입니다.

6.25 전사자의 법적 자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유족을
김용원 기자가 만났습니다.

국립묘지 호국원을 찾은 75살 장연주 씨가 아버지 묘를 정성껏 돌봅니다.

매년 현충일과 추석 명절, 기일이 되면 호국원에 영면한 아버지를 기리는 장 씨는
아직도 풀지 못한 아픈 가족사가 있습니다.
전사한 아버지의 법적 자녀가 아니라는 사실을 수십년 세월이 지나서야 알게 된 겁니다.

아버지는 1950년, 생후 7개월된 장씨를 두고 34살에 6.25에 참전했다가 전사했습니다.
당시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친 딸이 될 수 없었고,
작은아버지가 양자로 이름을 올린 걸 뒤늦게 알게 됐습니다.

<장연주/전사자 유족>
"그때 내가 엄청 충격받았죠. 이게 뭐야 이게.
내가 (작은아버지의) 큰 딸로 있고 사촌이 나 바로 아래 동생으로 있고.."

이를 바로잡고자 했지만 문턱은 높았습니다.
아버지가 어떤 전투에서 전사했는지 기록이 전무하고 유해도 수습되지 않았습니다.
10여 년 전 채혈 검사에 참여했지만 부친 유해를 찾지 못해 친자 검사도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입양과 혼인신고 특례를 도입해 가족관계 회복이 가능해진 4.3과 달리
6.25 유족들은 유전자 검사를 통한 친자 확인 소송만이 유일한 구제 수단입니다.

<장연주/전사자 유족>
"어떻게 보면 4·3도 너무 불행한 일이고 젊은 나이에 끌려가서
어디에서 죽었는지도 모르는 6·25 전사자들도 너무 불쌍한 거죠.
저는 너무 가슴 아파요. (자녀들에게도) 유해 찾아서 엄마 손으로
장례식 잘 치러서 모시는 거다(라고 얘기해요.)

6.25 전쟁에 참전했던 제주도민 1만 3천여 명 가운데
약 3천 명이 전사했고 이 가운데 700여명은 유해를 찾지 못했거나
유족 신원 확인이 안돼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루 빨리 유해를 수습해 친 딸 그리고 유족으로 인정 받아
아버지를 모시고 한을 푸는게 70을 넘은 장씨의 유일한 바람입니다.

<장연주/전사자 유족>
"하루빨리 어디에 계신지 하루빨리 고향으로 찾아서 오시기를 저는 바랍니다."

KCTV뉴스 김용원입니다.

(영상취재 박병준)
기자사진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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