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맛비와 30도를 넘나드는 고온다습한 날씨에 밭작물도 버티지 못하고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수확철을 맞은 수박은 좀처럼 나타나지 않는 흰가루병 피해까지 나타나는 등 기상 이변으로 예상치 못한 작물 병해가 퍼지고 있습니다.
김용원 기자입니다.
수박 주산지인 제주시 애월읍입니다.
수확철, 푸른 잎과 줄기가 무성해야 하는데 대부분 시들고 갈색 빛으로 말라버렸습니다.
주말 사이 장맛비와 강풍이 수박밭을 덮쳤고 비가 그치자 갑자기 30도에 육박하는 고온과 강한 햇빛에 노출되면서 양분을 공급하는 줄기가 타들어간 겁니다.
6kg 이상 상품으로 수확 가능한 물량은 절반이 채 되지 않습니다.
[수박 재배 농가]
"비 오는데 바람까지 같이 불고 갑자기 햇빛 쨍한 순간 그냥 줄기가 주저앉은 겁니다. 몇 시간 사이에 이렇게 앉아버린 거예요. 이젠 끝난 거죠. 올해 농사는 끝난 겁니다."
우려했던 작물 병해 현상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수박 잎에 곰팡이처럼 갈색 또는 흰색 반점들이 생겼습니다.
광합성을 방해해 열매 생장을 못하게 하는 흰가루병입니다.
공동선별출하연합회 소속 농가에서 한해 3만 톤을 재배하는데 올해 유독 흰가루병 피해가 확산하면서 농가 걱정이 커지고 있습니다.
흰가루병 피해도 이례적인 데다 발생 원인조차 정확히 알 수 없는게 더욱 답답합니다.
[하성엽 / 애월농협 신엄수박공동선별출하연합회장]
"이번에 흰가루병이 제가 수박 농사를 하면서 처음으로 이렇게 와 가지고 저희가 방제를 못한 것도 있어서 병이 많이 퍼졌는데 이번에 많이 문제가 될 것 같습니다."
줄기가 벗겨지거나 고사되는 덩굴 마름병도 수박 산지인 애월과 조천읍 일부 재배밭에서 확인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28도 이상 고온이 지속되면 수박 과실에 직격탄을 주는 역병 피해도 우려되면서 배수로 정비와 방제약 살포를 당부하고 있습니다.
[최정민 / 제주농업기술센터 농촌지도사]
"생육 초기에 흰가루병을 잡지 못한 경우에 확산하고 있고 마름 증상도 보이고 있습니다. 이제 여름철입니다. 28도에서 30도 사이에는 역병이 발생하게 되는데 선제적으로 방제해 주시면 되겠습니다."
한편 지난 달, 장마로 인해 메밀 열매에 싹이 트는 수발아 피해가 나타난 가운데 농정당국은 전체 재배면적의 40%인 458ha를 농업 재해로 인정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했습니다.
KCTV뉴스 김용원입니다.
(영상취재 김용민)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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