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맛비와 강풍이 주춤하자 제주는 30도가 넘는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체감온도가 33도 내외를 보인 북부와 동부에는 올 여름 첫 폭염특보가 발효됐습니다.
김용원 기자입니다.
공공근로 어르신들이 제초 작업에 한창입니다.
내리쬐는 뙤약볕 아래 길거리에 앉아 종일 풀을 뽑습니다.
마스크와 모자 긴 옷차림에 땅에서 올라오는 복사열까지 야외 작업장은 찜질방보다 더합니다.
[유연지 / 공공근로 인력]
"도로에서 풀을 뽑거든요. 아스팔트 열기가 말도 못 해요. 한여름 7,8월에는 진짜 못해요. 숨이 콱콱 막혀요."
물과 소금, 그리고 10분의 휴식 시간에도 찜통더위를 이겨내기란 여간 어려운게 아닙니다.
[양수자 / 공공근로]
"장마 끝나면 더 더워요. 아직 더운 거 아니에요. 장마 끝나면 엄청 더워. 우리가 땀을 많이 흘리면 탈수 현상이 일어나잖아요. 탈수하지 말라고 소금 주는 거예요. 소금 먹어야..."
교차로에서 신호를 기다리는 보행자들은 잠시라도 그늘막에서 더위를 식힙니다.
더위가 절정에 달한 오후, 시민들은 얼음물과 음료수로 목을 축이고 양산으로 햇볕을 가려봅니다.
외근을 나온 직장인은 사무실에서 쓰던 선풍기까지 거리로 들고 나왔습니다.
[문수윤 / 제주시 삼양동]
"너무 더워서 얇은 옷 입고 나오긴 했는데 잠깐 일하다 나왔는데 너무 더워서 그냥 책상에 있는 선풍기 가지고 나왔거든요."
더위에 지친 시민들은 버스 정류장에 있는 에어 송풍기를 연신 켜보지만 뜨거운 바람만 나옵니다.
시원한 수증기를 내뿜는 장치는 아예 작동도 되지 않습니다.
먹통인 냉방장치에 불쾌지수만 높아집니다.
[김성필 / 제주시 이도동]
"시민을 위해서 설치해 놓은 건 참 좋은 취지인데 오늘같이 더운 날 찬바람이 나와야 되는데 뜨거운 바람만 나오니까 이 자리를 피하게 되네요."
지역별 체감기온은 제주시 32.9도 성산읍 수산리는 33.9도, 대흘은 33.8도까지 치솟았습니다.
[김용원 기자]
"장마가 그치고 30도가 넘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며 올여름 첫 폭염특보가 발효됐습니다."
푄 현상으로 기온이 높아진 북부와 동부, 북부 중산간에 폭염 주의보가 내려졌는데 이는 지난해보다 일주일 빠른 겁니다.
서귀포시 등 남부는 따뜻한 남풍에 지형적인 영향으로 국지성 소나기가 쏟아졌습니다.
제주지방은 당분간 33도 안팎의 본격적인 무더위가 예상됩니다.
[조경수 / 제주지방기상청 예보관]
"폭염특보가 발효 중인 제주 북부, 동부, 북부 중산간은 당분간 북태평양 고기압 가장자리에서 유입되는 따뜻한 남풍의 영향으로 체감온도가 33도 이상 올라 매우 무더운 날씨가 지속되겠고 밤 사이 열대야가 나타나는 곳도 있겠습니다."
전국에서 온열질환자 빈도가 가장 높은 만큼 건강관리에 각별한 대비가 필요합니다.
KCTV뉴스 김용원입니다.
(영상취재 좌상은)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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