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에 있는 한 마을 습지에서 민물고기 수백 마리가 떼죽음을 당했습니다.
당국이 원인 조사에 나섰는데 최근 집중적으로 내린 장맛비와 무더위로 인한 폐사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김용원 기자입니다.
마을 습지에 흰색 물체들이 떠 있습니다.
몸 길이 10에서 20센티미터 정도의 붕어 사체가 습지 사방에 널려 있습니다.
가장자리에는 다 자란 잉어 사체도 보입니다.
[김용원 기자]
"마을 습지에서 서식하던 물고기가 집단 폐사했는데 현장에서 확인된 것만 3백마리가 넘습니다."
산란기를 지나 올해 태어난 어린 개체들이 대부분으로 한 두마리가 아닌 수 백마리가 한꺼번에 떼죽음을 당하는 건 처음 있는 일입니다.
아직 부패가 진행되지 않은 상태로 최근 며칠 사이 폐사가 일어난 것으로 보입니다.
[오종생 / 자연환경해설사]
"6월에는 수련과 마름 군락만 있어서 그때는 식물체만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와보니 난데없이 물고기가 너무 많이 죽어있어서 간이 떨어질 정도로 놀랐습니다."
간혹 물 속에서 살아있는 물고기도 보이지만 움직임이 둔하고 숨을 쉬기 위해 물 위로 입을 뻐끔거리는 모습도 관찰됩니다.
[오종생 / 자연환경해설사]
"저는 처음 보는 광경이라서 많이 놀랐습니다. 이런 모습을 본 적이 없습니다."
해당 습지는 수십 년 전 마을 소유 토지에 인공으로 조성된 것으로 저류지 기능도 하고 있습니다.
환경 당국은 주변에 축사나 주거, 상업 시설이 없어 폐수나 농약 등 외부 오염원으로 인한 폐사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습니다.
최근 장마철, 많은 비가 우수관을 통해 습지로 유입됐을 수 있고 기온이 30도를 넘는 무더위까지 이어지면서 물 속 산소량 부족으로 변을 당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서귀포시 기후 환경팀은 보건환경연구원에 수질 검사를 의뢰하고 폐사체를 수거해 해양연구원 수산종자연구센터에 정밀 분석을 의뢰하는 등 원인 규명에 나섰습니다.
KCTV뉴스 김용원입니다.
(영상취재 김용민)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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