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와 잦은 소나기, 최근 이어진 태풍까지 극심한 기상 변화가 나타나면서 감귤 열매가 터지는 열과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 태풍이 몰고 온 고온다습한 날씨로 인해 열과 현상이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습니다.
보도에 허은진 기자입니다.
서귀포시의 한 감귤 시설하우스입니다.
감귤 나무마다 껍질이 반으로 쪼개진 열매들이 달려 있습니다.
벌어져 말라버린 감귤 열매들은 살짝 손이 닿기만 해도 떨어져 버립니다.
감귤 나무 아래엔 이미 떨어진 열매들이 나뒹굽니다.
"보시는 것처럼 내부 온도가 38도를 넘기는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열과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고온다습한 날씨에 감귤 껍질이 과육의 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터져버리는 열과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겁니다.
최근 계속된 폭염과 열대야에 잦은 소나기와 태풍까지 이어지면서 감귤 열과 피해가 커지고 있습니다.
보통 열매가 많이 달린 나무를 중심으로 이런 현상이 나타나지만 최근에는 열매 양과 상관 없이 대부분의 나무에서 열과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피해를 입지 않은 열매에도 영향을 주는 탓에 서둘러 잘라내야 하지만 피해가 빠른 속도로 번지고 있어 열매솎기는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선미 / 감귤 농가>
"15일 전부터 차츰차츰 한두 방울 (열과가) 생기더니 엊그제 소낙비가 왔잖아요. 그러면 다음날 와보면 어제 멀쩡했던 게 오늘 이런 식으로 열과 돼서. 그래서 이렇게 막 터져버리면 진짜 농사짓는 입장에서 내 속이 다 터지는 그런 느낌입니다."
특히 태풍 종다리가 몰고 온 고온다습한 기후가 해안지역을 중심으로 계속될 것으로 보여 열과 피해는 더 확산될 수도 있는 상황.
하지만 지금 시점에서 피해를 막을 수 있는 뚜렷한 방법도 없어 감귤의 생산량 감소도 우려되고 있습니다.
<조영기 / 서귀포농업기술센터 농촌지도사>
"(태풍 이후) 강한 바람과 그리고 많은 비가 동반을 하게 되면서 열과에 영향을 미칠 것 같고... 열과가 되기 전에 적정 착과량을 유지하기 위해서 열매솎기를 철저히 유지해 주시고 물 관리 부분에 있어서도..."
길어진 폭염과 잦은 비 등 예전과 사뭇 달라진 기후변화가 제주 대표 작물인 감귤에 영향을 끼치면서 농민들의 걱정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KCTV뉴스 허은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