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제주인 100년] ② 일본 이주의 기록
최형석 기자  |  hschoi@kctvjeju.com
|  2024.09.12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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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제주인 이주 100년 역사를 통해 우리가 기리고 감사해야 할 기억들을 기록해 나가는 기획뉴스 2번째 입니다.

제주인의 일본 이주는 1920년대 제주와 일본 오사카를 연결하는 정기 여객선 운항으로 본격화됐습니다.

먹고 살기위해 일자리를 찾아 떠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광복 이후에는 4.3의 광풍을 피해 도망치듯 고향을 등진 경우도 적지 않았습니다.

제주인들이 일본 이주의 기억을 되짚어봤습니다.

최형석 기자의 보도입니다.

재일제주인의 일본 이주 초기는 일제강점기인 1910년대부터 거슬러 올라갑니다.

강제징용이나 살기 위해 일자리를 찾아 고향을 등진 겁니다.

그러다 1922년부터 1945까지 제주와 일본 오사카를 잇는 정기여객선이 운항되면서 이주의 역사는 본격화됩니다.

이때 일본으로 건너간 제주인은 5만여 명으로 당시 제주 인구의 25% 수준이었습니다.

해방 후에는 고향에 돌아왔지만 일자리가 없어 목숨을 걸고 다시 일본으로 밀항을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김민희 / 재일제주인 2세대(츠루하시 시장 상인)]
"(아빠가) 많이 고행하셨지만 생활형편은 변하지 않아서 그 때문에 일본에 와서 가게도..."

특히 4.3의 광풍을 피해 살기 위해 도망치듯 고향을 떠나온 사람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4.3 당시 무장대 총사령관 이덕구의 조카인 이복숙 할머니도 같은 경우입니다.

할머니의 가족은 이덕구의 친척이라는 이유로 밀고를 당해 1948년 몰살 당했습니다.

가까스로 살아남았지만 죽음에 대한 두려움에 4번의 시도 끝에 일본으로 도망칠 수 있었습니다.

지난해 큰 수술을 받고 기력이 많이 쇠약해졌지만 그날의 기억은 생생합니다.

[이복숙 / 재일제주인 1세대(이덕구 조카)]
"3번 도망쳐 오다 걸려서 들어가서 4번째 일본 오무라수용소에 있다가 보석금 걸고 나와서 살았어"

일본에 도착한 제주인들은 일본인들이 기피하는 고무나 유리공장 등에서 고된 노동과 저임금에 시달리면서도 고향 가족을 생각하며 악착같이 버텼습니다.

현재 재일동포는 60만에서 70만 명으로 추정됩니다.

이중 20%가 제주 출신인데 오사카에 거주하는 재일동포 두명 중 한명이 제주인입니다.

특히 재일제주인의 고향 사랑은 섬 사람이라는 이유로 동포들에게도 차별을 받아서인지 다른 지역과 비견할 수 없을 정도로 각별합니다.

[김명홍 / 재일본대한민국민단 오사카본부 단장]
"인원수 압도적으로 제주도민회 회원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활동도 많이 하고 있고 그 모습 볼때는 저도 제주 사람으로서 자랑스럽고..."

한 세기가 넘어가고 있는 제주인들의 일본 이주의 역사.

일자리와 성공, 혹은 4.3 등 다양한 사연들을 간직하고 있지만 살아 남기 위한 몸부림은 모두 처절했습니다.

KCTV뉴스 최형석입니다.

(영상취재 현광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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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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