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5년 편찬된 제주어사전은 지자체가 직접 예산을 들여 만든 첫 방언사전으로 주목 받았습니다.
2009년 한차례 개정증보됐고 오랜 시간이 흐르면서 이를 보완하기 위한 가칭 제주어대사전 편찬 계획이 수립됐는데요.
사업 완료 목표인 올해가 3개월 남짓 남았지만 제주어 대사전 편찬은 부지하세월입니다.
무슨 이유인지 허은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지난 2009년에 발간된 개정증보 제주어사전.
2만 5천여 개의 제주어와 그 뜻풀이가 담겨 있습니다.
발간된지 오랜 시간이 흐르면서 부족한 어휘가 드러났고 지난 2019년에 이를 보강하고 실제 사용 예문 등을 담은 가칭 제주어대사전 편찬 기본 계획이 세워졌습니다.
어휘와 관용어, 속담 등 4만 개 이상의 제주어를 담고 사전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사진 삽화 등 보조자료 구축 등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제주어에 대한 보전 전승뿐 아니라 제주어로 기록된 각종 자료의 이해를 돕는데 필요한 근간 마련 차원에서 대사전 편찬이 추진되고 있는 겁니다.
[김미진 / 제주학연구센터 전문연구위원]
"제주어로 되어 있는 많은 자료들이나 어떤 문화나 풍속과 같은 것들을 접근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제주어를 알아야 가능하기 때문에 그걸 하기 위한 기본적인 작업, 기초 작업이 제주어 사전을 만드는 거라고 얘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제주어대사전 편찬은 지지부진한 상황.
당초 올해 연말까지 대사전 편찬을 마무리할 계획이었지만 인쇄 발간은 커녕 여전히 편찬을 진행하고 있는 단계입니다.
매번 고질적으로 반복되는 예산 삭감 때문에 사실상 작업이 멈춰서 있는 겁니다.
당초 기본계획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올해까지 총 20억원의 사업비가 필요할 것으로 예측됐지만 실제 반영된 예산은 절반에 못미치는 7억 원 수준입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집필위원 확대와 기초자료 확보 등에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에대해 제주도는 당초 목표를 연장하고 제주어 온라인 사전을 우선 개발한다는 계획입니다.
[문원영 / 제주도 문화정책팀장]
"당초에는 종이 사전인 제주어대사전을 4만 단어로 편찬을 2024년까지 마무리하기로 했었는데 약간 수정을 해서 웹사전과 병행하면서 4만 단어의 제주어대사전 편찬을 2027년까지 마무리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소멸 위기 언어인 제주어의 전승과 보전을 위한 대사전 편찬작업이 예산 부족이라는 현실의 벽에 부딪혀 하염없이 미뤄지고 있습니다.
KCTV뉴스 허은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