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온과 이상 기후 등의 영향으로 비닐하우스 감귤의 열과 피해가 매년 확산하고 있습니다.
감귤 재해보험이 있지만 유명무실로 전락하면서 이를 개선해달라는 현장의 요구가 커지고 있습니다.
김용원 기자입니다.
열과 피해가 발생한 레드향 재배 농가입니다.
예년에는 나무마다 20% 정도의 피해가 있었지만 폭염과 열대야가 기승을 부린 올해는 10개 중 9개는 열과로 부패됐습니다.
이 농가에서만 수천만 원 손실을 떠 앉게 됐습니다.
문제는 제주 대표 과수 작물임에도 손실 보상 체계가 허술하다는 겁니다.
레드향을 포함한 비닐하우스 재배 감귤 이른바 만감류는 2019년부터 농작물 재해보험 대상 품목으로 지정됐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만감류 열과 피해를 보상하는 보험 상품은 마련돼 있지 않습니다.
만감류 열과 피해를 자연 재해로 인정하려면 객관적인 피해 데이터 등이 있어야 하지만 아직까지 이는 전무합니다.
상품이 없다보니 보험을 신청할 수도 피해 보장을 받을 수도 없는 현실입니다.
과수원 재배 감귤, 이른바 노지 감귤은 열과를 포함한 자연재해 피해를 인정해 지난 2019년부터 올해까지 약 300 억 원의 보상금이 지급된 것과 대조적입니다.
허울 뿐인 만감류 재해 보험 제도를 개선해달라는 현장의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입니다.
[고종수 / 레드향 열과 피해 농가]
"어느 정도 피해는 예외로 하더라도 이렇게 거의 100% 열과 피해가 나면 재해보험 처리를 할 수 있도록 해서 농민의 아픈 마음을 조금이나마 달랠 수 있는 이런 부분이 적극 선행돼야 하고 이렇게 돼야 농사를 짓습니다."
정부와 보험사, 그리고 지자체에서 만감류 열과 피해 보상 제도 마련을 위한 협의에 착수했습니다.
열과 피해율 산정 등을 포함한 관련 용역을 진행하고 이를 근거로 만감류 열과 피해 보험 상품 개발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강충룡 / 제주도의회 부의장]
"비닐하우스 만감류 열과에 따른 낙과 피해가 재해보험 적용이 안된다? 이건 말도 안 되는 겁니다. 차관님. 살려 주십시오. 반드시 해결해 주셔야 합니다. 이런 내용을 전달했습니다. (만감류) 5개 작물 중 3개 작물이 (보험 적용을) 못한다? 엄청난 물량의 천혜향과 한라봉을 소화할 수 없게 돼서 가격 하락이 뻔합니다."
만감류 열과 피해가 계속되면 특정 품종으로 전환하며 수급 체계에 영향을 줄 수 있고 감귤 산업 전반에도 연쇄 피해가 우려될 수 있는 만큼 현실에 맞는 감귤 재해 보험 개편이 시급해 보입니다.
KCTV뉴스 김용원입니다.
(영상취재 김용민)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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