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고화재 실험했더니…13분 만에 500도 '활활'
김경임 기자  |  kki@kctvjeju.com
|  2024.10.2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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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서귀포시 창고 화재 진압 과정에서 소방관 순직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KCTV취재팀은 소방청의 순직사고 조사 분석결과 보고서를 단독 입수해 당시 미흡했던 현장 대응에 대해 집중 보도해드렸는데요.

보도 이후 소방이 창고 화재 재현 실험을 진행했는데 위험성이 고스란히 확인됐습니다.

KCTV가 입수한 재현실험 영상을 바탕으로 김경임 기자가 보도합니다.

창고 건물에서 뿌연 연기가 쉴새 없이 뿜어져 나옵니다.

이내 지붕 한가운데가 순식간에 무너져 내리고 시뻘건 불길이 밖으로 치솟습니다.

불이 시작되고 12분 가량 지나자 내부 온도가 500도에 육박하며서 창고 외벽 곳곳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이후 10여 분 만에 지붕 일부가 주저 앉는 '처짐 현상'이 나타나고 이어 지붕 전체가 무너져 내립니다.

철근이 없는 창고 외벽도 하중이 쏠리면서 안쪽으로 붕괴됩니다.

열화상 영상으로 관찰해보니 건물 내부 온도가 급격히 상승하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불이 시작된 지 13분 40초 만에 밖으로 분출되는 연기 온도는 500도에 달합니다.

콘크리트 강도가 절반 수준으로 약해지면서 무너질 수 있는 화재 온도에 다다른 겁니다.

지난해 12월, 창고 화재로 소방관 순직 사고가 발생해 당시 미흡한 현장 대응을 지적한 KCTV 보도 이후 처음으로 진행된 조적식 목재 트러스 구조 건축물 화재 재현 실험입니다.

화재 발생 이후 시간대별로 급격히 올라가는 온도 변화와 창고 상부 목재 구조물과 지붕, 그리고 하중을 지탱하는 건물 외벽까지 연쇄 붕괴되는 사고 전 과정이 확인됐습니다.

지난해 순직 사고가 발생한 창고 화재 당시 소방 선착대가 현장에 도착한 지 6분 만에 불길이 최성기에 달하면서 2분여가 지나 지붕을 지탱하던 목재 구조물이 완전히 무너졌고,

이후 무게 중심이 쏠리면서 콘크리트 처마가 밖으로 떨어진 것과 비슷한 붕괴 양상을 보였습니다.

[정철 / 제주동부소방서 소방행정팀 소방위]
"(재현실험 결과) 화재에 취약한 (목재) 지붕틀 구조로 인해 화재가 발생하면 급격하게 확산되었고, 외부로 분출되는 연기 온도는 최대 800도까지 도달함에도 벽체는 최대 38도로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또한 지붕 붕괴 전에는 벽체에 균열이 발생하고 지붕 처짐 현상을 육안으로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실험 결과와 신고 내용 등을 고려해보면 순직 사고 당시 소방 선착대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 해당 창고는 이미 내부 온도가 500도를 넘으면서 콘크리트 강도가 약해진 상태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당시 화재 현장은 이미 창고 지붕 2차 붕괴가 진행됐고 콘크리트 처마도 무너지기 직전인 일촉즉발 상황이었지만

이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채 화재 진압에 나섰다는 사실이 실험을 통해 입증된 셈입니다.

[김경임 기자]
"이같은 재현 실험 결과를 토대로 제주 소방은 10개월 동안 자체 연구를 진행해 조적식 구조 건축물 화재 대응 매뉴얼을 전국 최초로 마련했고 조만간 소방청에 보고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KCTV뉴스 김경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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