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구좌읍 월정리 일대 농업용수가 흙탕물로 변했습니다.
제때 물을 주지 못하면서 일부 농작물은 메말라 가고 있는데 이를 지켜볼 수밖에 없는 농가들의 속도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보도에 김지우 기자입니다.
수확을 앞둔 2천㎡ 규모의 깻잎 농가입니다.
하우스 시설에 설치된 농업용 수도를 틀자 흙탕물이 콸콸 쏟아져 나옵니다.
흰 물통은 농업용수를 받자 금세 흙빛으로 변했습니다.
상품성을 유지하기 위해 수분 관리가 중요한 시기인데 흙탕물이 된 농업용수 탓에 물 공급도 불가능해졌습니다.
[김지우 기자]
"농업용수 공급이 제때 이뤄지지 못하면서 수확기에도 이처럼 말라 죽은 깻잎들이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습니다."
11월 들어서도 낮 기온이 20도를 웃돌며 농작물의 메마름이 심해지는 상황.
이를 지켜만 봐야 하는 농가는 깻잎만큼이나 속이 타들어 갑니다.
[김군행 / 깻잎 농가]
"말라 가지고 물을 줘야 하는 지금 상황이고 똥물 수준으로 이렇게 돼 버리니깐 찌꺼기들이 깻잎에 묻어 가지고 물을 아예 못 주고 있어요."
인근의 쪽파 밭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한창 물을 줘야 할 생육기인데 농업용수를 쓸 수 없게 되면서 비상이 걸렸습니다.
[김재용 / 쪽파 농가]
"가물었다 생각하면 물을 줘야 하는데 더러운 물을 줄 수가 없어요. 우리가 먹어야 할 생물이기 때문에 모든 걸 깨끗하게 정화해야 되는 건데 물이 아주 더러워가지고 이 물을 사용할 수가 없습니다."
농가들은 농업용수에서 흙탕물이 나오기 시작한 건 올해 여름부터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여름철 가뭄으로 농업용 지하수가 부족해지자 인근 저수지의 물을 끌어 쓰기 시작했고 이 시점부터 흙탕물이 쏟아졌다는 설명입니다.
이와 관련 제주시는 지난달 저수지 농업용수 공급을 중단한 이후에도 여전히 흙탕물이 발생하고 있는 점에 비춰 저수지 물이 원인이 아닐 수 있다며 정확한 원인 파악과 함께 관로 점검 등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CTV뉴스 김지우입니다.
(영상취재 좌상은, 그래픽 박시연)
김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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