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회 각 상임위원회가 내년도 제주도 예산안에 대한 계수조정에 돌입했습니다.
총 예산은 늘어났지만 읍면동 관련 예산은 감소한데 대해 제주도와 도의회가 시각 차이를 보여왔는데요.
역대급 삭감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막판까지 줄다리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보도에 허은진 기자입니다.
제주도가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은 7조 5,783억 원.
올해보다 3천679억 원, 5.1% 증가한 규모입니다.
세입 여건이 녹록지 않지만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한 예산 편성입니다.
<오영훈 / 제주도지사(지난 12일, 시정연설)>
"도민의 삶을 지켜내기 위해 과감하게 재정 지출을 늘리는 예산안을 편성했습니다.
도민의 행복을 지킨다는 명확한 목표를 설정하고 가용한 모든 자원을 동원해 도민이 체감할 수 있는 민생시책을 우선 추진하겠습니다."
제주도는 도민 설문조사를 통해 가장 주력해야 할 분야로 꼽힌 사회복지와 환경 분야 예산을 큰 폭으로 증액하고 문화예술과 관련해서는
최근 4년 사이 가장 많은 예산을 편성했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제주도의회의 평가는 달랐습니다.
전체 예산 증가율에 비해 행정시와 읍면동 예산의 경우 증가율이 저조하거나 감소했다며 상임위마다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고,
<임정은 / 제주도의원(지난 14일, 보건복지안전위원회 회의>
"사회복지 현장에는 실질적인 예산 증액 체감이 안되고 삭감되는 사업도 많이 있어요. 그런데 유별나게 유독 지사님의 공약 사항에는 예산이 증액이 되고 있습니다."
<하성용 / 제주도의원(지난 15일, 행정자치위원회 회의>
"특히 민생 경제와 지역 경제 관련 예산들이 홀대되고 있다, 읍면동 예산이 전체적으로 감소하고 있다고 아우성이 있습니다."
큰 폭으로 증액했다는 문화와 환경 관련 예산들은 말뿐이라는 지적이 쏟아졌습니다.
<정민구 /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장(지난 19일)>
"위험한 시국이다라는 경고성 메시지 정도는 있어야 되지 않느냐, 그런데도 불구하고 내용이 없단 말이에요. 그게 아쉽다는 거예요.
오영훈 도지사께서는 별로 기후 환경에 관심이 없구나…."
<고태민 /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장(지난 13일)>
"내년에도 올해와 같이 문화를 홀대했다는 얘기를 들을 것이다…. 행사 축제 경비에서 민간행사사업보조 있죠. 작년 대비 16%가 마이너스예요"
제주도와 도의회가 이처럼 큰 시각차이를 보이면서 지난해 삭감액인 459억 원을 웃도는 역대급 수준의 삭감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강성의 / 제주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
"(상임위원회별로) 다양한 사업의 내용들, 또 신규 사업이라든지 도지사 공약사항 부분들을 지금 중점적으로 살펴보고 있고 그런데 예산 상황이 너무 안 좋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민생경제와 관련한 예산들을 조금 더 살펴보려고 하고 있고요."
각 상임위원회가 계수조정을 통해 손질한 내년도 예산안은 예결위 심사 과정에서도 막판까지 줄다리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예산 파행이
재현되는건 아닌지에 대한 걱정도 벌써부터 나오고 있습니다.
KCTV뉴스 허은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