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제주인들의 고향사랑, 그 중에서 교육기부를 조명해보는 기획뉴스 7번째 순서입니다.
광복 전후 학교 설립운동 때 활발했던 재일제주인들의 기부는 학교가 설립된 이후에도 멈추지 않았습니다.
학용품에서부터 각종 기자재와 동상, 시설 등 지금도 학교 곳곳에 그 흔적들이 남아있습니다.
최형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제주시 조천읍 신촌초등학교 운동장 한 구석에 자리한 오래된 비석.
1949년 4.3으로 소실된 학교를 재건하는데 큰 도움을 준 재일제주인 고 김경택 선생을 기리는 공덕비 입니다.
다른 어떤 지역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재일제주인들의 고향사랑의 흔적입니다.
[김덕빈 고 김경택 선생 아들(오사카시 이쿠노구 거주)]
"신촌국민학교도 불에 탄 것을 아버지가 돈을 기부해서 새로 만들 적에 많이 공을 세워서 비석도 세워 있고... "
학교 건립 이후에도 재일제주인들의 기부는 멈추지 았습니다.
친목회를 중심으로 교실 증축이나 강당, 도서관을 새로 짓기위해 십시일반 기부금을 모아 전달했습니다.
세종대왕상 같은 동상들.
운동기구와 풍금, 연필과 노트 같은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들도 빼놓지 않았습니다.
[고구봉 전 신촌리 이장]
"몸소 들고와서 연필하고 노트를 각 반에다 하나씩. 박수치고 환호하고. 언제 오시려나 하면 뒷 해에는 또 다른 사람이 와요.
그래서 어찌보면 노트와 연필은 재일동포들이 거의 도와줬지 않느냐."
재일제주인들이 학교의 발전, 고향 후배들을 위해 보내온 기부 내역들은 지금도 오래된 학교 기록에 남아있습니다.
지난 2022년 12월 제주도가 발표한 재일제주인 기증물 실태조사에 따르면
학교관련 기부는 제주시 동부 지역만 하더라도 9백여 건, 금액으로는 9억 6천만원에 육박합니다.
[고순자/오사카 한인역사자료관 관장]
"고향을 버리고 온 죄책감으로 고향에 대한 애향심이 너무 깊은 것 같아요.
자기들이 할 수 있는 건 해주고 싶다는 마음들이 있어서 그렇게 계속 보낸 거 아닌가 생각이 들어요"
배움에 목말랐던 설움을 되풀이 하지 않기를 바랐던 재일제주인들의 간절함 다양한 분야의 기부는 가난했던 시기 교육환경을 개선하는데 큰 보탬이 됐습니다.
KCTV뉴스 최형석입니다.
(영상취재 현광훈)
최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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