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각급 학교 졸업식이 한창인 가운데
제주시내 한 고등학교에선 세 쌍둥이가 함께 졸업해 화젭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이어 고등학교까지
18년을 함께 했던
이들 형제들은
대학 진학이라는 갈림길에선 조금 다른 길을 걷게 됐습니다.
이정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졸업식이 열린 제주시내 한 고등학교입니다.
학창시절을 끝내고
성인으로 새 출발을 앞둔 졸업생들을 위한 격려가 이어지고
학생들은
감사의 마음을 담아 인사를 전합니다.
4백명 가까운 졸업생 가운데 유독 관심을 받은 학생들이 있습니다.
박찬승, 박찬영, 박찬호 군이 그 주인공들입니다.
박영호씨와 김숙희씨 사이의 태어난 세 쌍둥이들로
결혼 8년 만에
시험관 시술로 어렵게 얻은 아들들입니다.
[인터뷰 김숙희 / 세 쌍둥이 어머니 ]
"애들 고생한 거 생각하면 시원합니다. 그런데 앞으로 또 대학교 가서 공부의 연장선이라서 그게 또 고생할 거 생각하니 걱정이 되고... "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모두 같은 학교를 다닌 것은
어려운 시기를 서로 의지하며 자라도록 배려한
부모님의 뜻이 한 몫했습니다.
[인터뷰 박영호 / 세쌍둥이 아버지 ]
"초등학교 때부터 같은 학교 같은 반에 다녔었는데 서로 의지하면서 안정감 있게 학교 다니라고 했었는데 중학교 되다 보니까 아들들이 서로 다른 반에서 가고 싶다. 서로 경쟁하기가 좀 그래서... "
학교 생활을 하는 동안 경쟁하기보다는
또래의 마음 속 깊은 고민을 서로 의논할 수 있는 가까운 벗이였습니다.
[인터뷰 박찬영 / 세쌍둥이 '둘째' (대기고) ]
"초등학교 때부터 같은 학교 다니다 보니까 좀 지겹기도 했고 반갑기도 했고... (서로) 의지는 확실히 되긴 해요."
오랜 시간을 함께 했던 이들은
대학 진학이라는 갈림길에선
조금은 다른 길을 걷게 됐습니다.
첫째와 셋째가 아픈 이들을 돌보는 간호학을 전공으로 택한 반면
둘째는 공학도로서의 길을 선택했습니다.
[인터뷰 박찬승 / 세쌍둥이 '첫째' (대기고) ]
"대학 생활을 하면서 힘들 일도 많을 것 같고 가보지 않은 길이기도 하니까 무섭기도 하고 설레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인터뷰 박찬호 / 세쌍둥이 '셋째' (대기고) ]
"저는 형들이 워낙 열심히 노력하고 포기하지 않는 걸 알기 때문에
다른 길을 가도 열심히 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세 쌍둥이 어머니인 김숙희는
교육감으로부터 장한 어머니상을 수여받았습니다.
같은 날 태어나 같은 학교 졸업식에서
뜻깊은 졸업장을 받아든
이들 가족들은
누구보다 많은 축하를 받으며
저마다 꿈꾸는 인생의 주인공으로 거듭날 채비를 마쳤습니다.
KCTV뉴스 이정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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