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여름,
전례 없는 열과 피해를 입은
레드향 농가 가운데
처음으로 농사를 포기하고
다른 만감류 품종으로 갈아타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재난 지원금이 턱 없이 부족해
레드향 재배를 포기하는 농가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제도 개선이 시급해보입니다.
김용원 기자입니다.
인부들이 전기톱으로 멀쩡한 나무를 자릅니다.
2천 6백여 제곱미터 비닐하우스 안에 있는
나무 수백 그루가 잘려나갔습니다.
만감류 대표 품종인 '레드향' 나무인데
지난 해 전례 없는
열과 피해를 입자
아예 레드향 농사를 접기로 한 겁니다.
<씽크:양상홍/레드향 열과 피해 농민>
"전년에 비해서 수확이 제로에 가까울 정도로 떨어지기 때문에 더 이상 농사는 안 되겠다. 농사에 투자하는 것이 깨진 항아리에 물 붓는 거나 마찬가지 격이 되기 때문에 할 수 있습니까. 울며 겨자 먹기로 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용단을 내렸습니다. "
매년 컨테이너 500여 상자 약 10,000kg을 수확했는데
지난해 여름,
이상 고온과 열대야에 직격탄을 맞으면서
90%가 열과 피해를 입었습니다.
<스탠딩:김용원기자>
"레드향 열과 피해로 인한 손실을 감당할 수 없게되자
10년 동안 키워온 나무 300여 그루를 갈아엎고 수확을 포기했습니다."
1년 동안 인건비와 농약비 등으로 수천만 원을 썼지만,
지자체로부터 받은 재난 지원금은 150만 원이 전부입니다.
레드향 열과 피해 농민 3천여 명에게
지급된 재난지원금은 약 20억 원.
1인당 평균 60만 원 수준으로
손실액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합니다.
결국 다른 품종으로 갈아탈 수 밖에 없는게 현실입니다.
<싱크:양상홍/레드향 열과 피해 농민>
"400 ~ 500만 원은 주지 않겠나 생각했는데 웬걸 나온 거 보니까 재난지원금과 열과 피해 합쳐서 150만 원이 나왔더라고. 너무 실망해서 이까짓 거 주나 마나지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농민들은
국회와 정부에
피해 보상 현실화를 요구했지만
관련 법안 논의는 진전이 없는 상황입니다.
<씽크:문대림/국회의원>
"어쨌든 현실적이지 못한 기준에 대해서 농민들의 불만이 많을 줄 알고 있습니다. 국회에서 제도적으로 보충할 부분에 대해 좀 더 고민하겠습니다. 농정당국과 협의해서 안정적으로 제주 만감류 산업이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레드향 재배 면적은 900 헥타아르로
만감류 가운데 한라봉과 천혜향 다음으로 많습니다.
레드향 대신
특정 품종으로 쏠릴 경우
홍수 출하와
가격 하락까지 우려되는 만큼
관련 제도 개선이 시급해 보입니다.
KCTV 뉴스 김용원입니다.
(영상취재 박병준)
김용원 기자
yy1014@kctvjej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