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삶의 터전이었던
바다를 떠나는 해녀들이
요트 선상에서 이색 은퇴식을 가졌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바다에서 생사를 함께 한 후배 해녀들이
제주민요를 불러주며
이들의 화려한 퇴임을 축하했습니다.
이정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현장음 10초 제주민요 이어도사나 중]
해녀들의 흥겨운 민요가락이 울려퍼집니다.
자리에 앉아있던 이들도 흥에 겨운 듯 어깨 춤을 들썩입니다.
고령으로 더이상 물질이 어려운 해녀들을 위한
은퇴식이
요트 위에서 화려하게 열렸습니다.
이날 은퇴식의 주인공들은
제주시 도두어촌게 소속해녀들로 모두 10명입니다.
79살부터 95살의 최고령 해녀까지
평생을 누빈
바다지만 막상 떠나는 아쉬움은 누구보다 큽니다.
[인터뷰 홍춘자 / 은퇴 해녀 (87세) ]
"우리도 바다 지켜서 너희들 선물로 물려줬으니까 (후배)너희들도
바다 잘 지켜서 오래오래 살면서 성공해 돈 많이 벌어라"
이들의 빛나는 퇴장에 가족 뿐만 아니라 후배 해녀들도 함께했습니다.
직접 입수해 잡아 올린 해삼물을 나눠주며
떠나는 선배들과의 아쉬움을 달랬습니다
[인터뷰 김방자 / 해녀 ]
"저희 젊은 해녀들은 솔직히 지금의 삼촌들이 계시기 때문에 저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삼촌들이 일궈놓은 바다를 저희도 열심히 갈고 닦아서 바다를 쭉 보존할 수 있도록 저희 젊은 해녀들이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습니다. "
[인터뷰 김택종 / 은퇴 해녀 가족 ]
"(날씨가) 추운데 우리 6남매를 모두 대학을 다 보내주신 거예요.
그래서 난 그렇게 상당히 고맙고..."
해녀들의 안전을 지켜 온 해경이 경비정을 보내 호위를 맡고
한국걸스카우트연맹은
세계걸스카우트의 상징인
연초록색 스카프를 은퇴 해녀들에게 헌정하며
최고의 예우를 보였습니다.
[인터뷰 양종훈 / 제주해녀문화협회 이사장 ]
"제주 해녀를 문화유산에 등재됐다. 보물이다. 세계적이다. 이렇게 얘기하면서 은퇴하는 뒷모습이 늘 쓸쓸했던 것을 보아 온 사단법인 제주해녀문화협회는 이래선 안 되겠다. (이런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
고된 물질에도 늘 강건한 모습을 지켜온 해녀들은
오늘은 제주 바다의 제왕답게 화려한 퇴장을 맞았습니다.
KCTV뉴스 이정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