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골당에서 유골을 훔쳐
수십억 금품을 요구하는 반인륜적 범죄가 제주에서 발생했습니다.
피의자들은 무사증으로 입국한 중국인들로 밝혀졌습니다.
경찰은 이미 출국한
이들의 신원을 파악하고
인터폴에 공개 수배를 요청해 행방을 쫓고 있습니다.
김용원 기자입니다.
새벽 시간,
납골당으로
쇠막대기를 들고
가방을 맨 남성 두 명이 들어옵니다.
불상 아래에 멈춰서더니 압착기로 유리를 걷어내고
안에 보관 중인 유골을 빼냅니다.
이 같은 수법으로 25분 동안
유골 6기를 훔친 뒤
불상 앞에서 절을 하고
유골을 담은 마대와 가방을 들고 사라집니다.
아무런 연고도 없는 유골을 훔친
남성 두 명은 모두 중국인이었습니다.
<피해 유족>
"다른 분이 월요일(24일) 오전 11시에 뵈러 갔다가
유골함이 없는 걸 발견하고 사무실에 연락해서 사무실에서
경찰에 연락한 걸로 알고 있어요. 어떻게 얘기할 수도 없고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고. 가족들도 너무 상심이 컸고."
이들은 가족을 모시겠다며 장의사와 함께
납골당을 세 차례 방문해 지형과 범행 동선을 파악했습니다.
사건 당일 보안장치가 없는 철문으로
쇠 막대기를 이용해 들어가
유골을 훔치는 치밀함을 보였습니다.
이후 납골당 측에
메일과 전화, 텔레그램 등을 수차례 보낸 뒤
훔친 유골을 돌려주는 대가로 금품을 요구했습니다.
200만 달러, 한화 28억 원 상당이었습니다.
<씽크:납골당 관계자>
"중국 갔다가 다시 홍콩으로 넘어갔어요. 사무실로 어제 아침에
연락온 곳은 캄보디아였어요. 당신 회사의 유골함은 사라졌지만
그 유골함은 내가 갖고 있다. 돈을 지불하면 당신들한테 드리겠다
했어요."
이들은 돈을 받기 전까지
유골을
자신들만 아는 장소에
유기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스탠딩:김용원기자>
"중국인들은 훔친 유골을 납골당에서 약 1.5km 떨어진
야산으로 가져가 땅 속에 묻어놓고 도주했습니다."
경찰은
병력 40여 명을 투입한 후
야산 주변을 집중 수색해
유골 6기를 모두 회수하고 유족들에게 돌려줬습니다.
<씽크:피해 유족>
"너무 잘 찾아주셔서 유족들이 너무 감동을 받았습니다. 밤새
수색을 해주고 본인 일들처럼 너무 열심히 해주셔 가지고."
경찰 조사 결과
중국인 피의자들은
지난 18일 무사증으로 제주에 온 뒤
범행 당일인 24일, 해외로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무사증을 악용해
왕래가 쉬운 제주를 범행 장소로 택한 뒤
납골당 유골을 노리고
사전 공모한 계획적 범행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최재호/제주동부경찰서 형사과장>
"피의자들은 유골함을 숨겨 놓고 유골함 회사에 국제 전화로
전화를 해서 당신네 회사의 유골함을 자신들이 가지고 있다
돈 200만 불을 주면 돌려주겠다고 협박했습니다.
"
경찰은
해외로 도주한 중국인 피의자 2명을
특수 절도와 공갈,
유골 손괴 은닉 혐의 등으로
인터폴에 수배를 요청하는 등 추적에 나섰습니다.
KCTV뉴스 김용원입니다.
(영상취재 박병준 / 그래픽 박시연 / 화면제공 제주동부경찰서)
김용원 기자
yy1014@kctvjej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