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문으로 부르는 이름… 4·3을 잇는 시간
김경임 기자  |  kki@kctvjeju.com
|  2025.12.19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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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4.3을
지문이라는 독특한 소재로 표현하는
박소연 작가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사람마다 다르게 새겨진 지문과
명줄로서의 상징성을 지니는 명주실을 이용해
4.3희생자를 애도하고 위로하는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김경임 기자의 보도입니다.



천장부터 길게 늘어진 줄에
소용돌이 모양의 지문들이 매달려 있습니다.

크기도, 모양도 제각각이지만
서로 어울어져 공간을 가득 채웁니다.

명주실을 코바늘로 떠 완성한 작품으로,

4.3 당시
희생된 이들의 이름을 불러주고
위로하고픈 마음을 입체적으로 풀어냈습니다.



경계가 풀어지며
바람에 흩어지는 듯한 진분홍빛 지문.

제 명을 다 살지 못하고 져버린
4.3희생자들을 끊어진 지문으로 표현하고,

이들에게
다시 봄이 오길 바라는 마음을
4월에 피어나는 진달래 꽃빛으로 담아냈습니다.

박소연 작가의 첫번째 개인전,
'잇는 시간 다시 잡아 당겨 이어낸 '이 열리고 있습니다.

제주 4.3을 주제로 한 작품들의 주요 소재는 지문.

검은 소용돌이 형태로
4.3 광풍을 연상케하면서

4.3의 기억을 안고 있는
한 사람, 한 사람을 의미합니다.

<인터뷰 : 박소연 / 작가>
"제가 겪은 역사는 아니지만 그 아픔과 애도의 방법을 어떤 소재로 할까 고민하던 중에 지문이라는 것을 주민등록증 뒤에서 보게 됐어요. 그래서 4·3의 광풍에 희생되신 분들을

애도하는 마음으로 그때부터 지문 작업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먹을 이용해 그리거나 찍어내는 평면 작업에서
나아가 설치 작업까지
다양하고 독특한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일상 속에서 틈틈히 완성해 낸 작품들은
단순히 4.3 희생자를 향한 애도와 위로를 넘어
작가 일상의 시간도 담고 있습니다.

<인터뷰 : 박소연 / 작가>
"작가로서 작업을 계속하고 싶은 마음에 짬 나는 시간들을 이어서 작업을 계속하고 싶다는 마음도 넣은 작품들입니다.


(관람객들이) 자기의 시간을 이어서 자기 삶에 조금 더 집중하고 살아갔으면 하는 마음으로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지문처럼 각인된
제주 4.3역사의 기억과 상처를 애도하는
작가의 마음이 담긴 이번 전시는 오는 27일까지 이어집니다.

KCTV뉴스 김경임입니다.

(영상취재 : 김용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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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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