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방큰돌고래 기획뉴스, 마지막 순서입니다.
앞서 위기에 처한 제주의 현실과
일본 아마쿠사의 공존 사례를 살펴봤습니다..
이제는 돌고래 보호를 위한 규정의 실효성을 높이고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야 할 시점입니다.
관찰 가이드라인 개선부터 생태법인 제도 도입 논의까지,
인간과
돌고래의 상생을 위한 과제들을 김지우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해양수산부의 관찰 규정이 법제화되면서
50m 이내로 접근하는 등
거리 규정을 어길 경우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게 됐습니다.
하지만 넓은 바다 현장에서
선박들의 움직임을 일일이 확인하고
규정을 집행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인터뷰 : 김창수 / 제주대학교 기초과학연구소 박사>
"적발하는 것들은 일반 시민들 혹은 단체의 몫으로 전환된 겁니다.그러다 보니까 현장에서 위반 사례에 대한 피드백이 없기 때문에 이런 위법 상황이 계속 발전하게 되고 계속 심각해지는 겁니다. 현장에서의 감시와 감독을 조금 더 강화하고 그것을 주기적으로 관광업체들한테 알려주고 필요하다면 벌금도 이렇게 인가하는 형태로 진행해야 될 것 같고."
전문가들은 규정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기존의 접근 제한 방식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읍니다.
돌고래를 기준으로 거리를 재는 것이 아니라
연안의 특정 구역을
아예 선박 진입 제한 구역으로 설정하자는 의견입니다.
<인터뷰 : 김병엽 / 제주대학교 해양과학대학 교수>
"고래를 기준으로 했을 때 50m 거리를 유지하는 게 아니라, 연안에서부터 한 500m 가이드라인을 설정해서 그 안에는 (선박이)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겁니다. 그러면 돌고래들도 자기 공간에서 가장 중요한 먹이 활동과 번식, 육아 활동을 안전하게 할 수 있으면서 나갈 수 있는 거죠."
관광 선박에
생태 해설사를 동승시켜 규정 준수를 돕고
행정의 정기적인 현장 모니터링을 병행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됩니다.
현장에서 오랜 시간 돌고래를 관찰해 온 전문가는
법적 테두리와 함께
지역 사회 전체가 참여하는
보호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인터뷰 : 오승목 / 다큐제주 감독>
"현재까지 법이 안 돼서 남방큰돌고래 보호가 안 되고 이런 건 사실 아니었습니다. 법을 조금만 수정을 해도 충분히 가능하고 지금 필요한 거는 결국 인간하고 공존인데 공존을 하려면 그들에 대한 배려가 있어야 될 거 아닙니까."
이러한 맥락에서
자연을 독립된 법적 권리를 갖는 주체로 대우하자는
생태법인 제도가 제주에서 논의되고 있습니다.
제도가 도입되면
돌고래를 대변하는 대리인단이 구성돼
해양 개발이나
서식지 파괴가 우려될 때
법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자는 취지입니다.
<인터뷰 : 박태현 / 강원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가장 중요한 건 돌고래의 권리와 이익을 독립적으로 대변해 줄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내는 데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변인에는 단순하게 지자체장이라든지 정치인 중심으로 구성되는 것이 아니라 거기에는 해양생물학자라든지 과학 전문가들이죠, 그리고 법률 전문가 그리고 무엇보다 해녀나 어민들 지역 공동체가 이익을 독립적으로 대변해 줄 수 있는 구조 안으로 들어와야지만 정말 협력적 거버넌스가 되는 거죠."
특정 종을 지정하는 것에 대한
기준의 모호성과 형평성 문제를 줄이기 위해
남방큰돌고래를 품고 있는
제주도 섬 전체 생태계를 아우르는 방향으로
제도를 고민해 보자는 의견도 있습니다.
<인터뷰 : 송호영 / 한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어떤 종은 인정이 되고 예컨대 지리산 반달곰은 아니고 제주 남방 큰돌고래는 생태 범위로 인정될 수 있고 거기에 대한 어떤 기준은 뭔지 이런 부분에서 사회적 합의를 이루는 대단히 어려운 일입니다.법인에서도 독자성과 그리고 공시성을 확보하는 데 있어서 제주도 자체가 다른 어떤 종을 대상으로 하는 것보다 훨씬 더 설득력이 있고 더 우월하다 그렇게 생각을 했기 때문에 저는 아예 그럴 바에는 제주도 자체를 생태 법인으로 지정한 것을 우리가 한번 생각해 볼 수 있겠다."
물론 생태법인이 현실화되기 위해선
특별법 제정이라는 법적 절차와 함께,
도민 사회의 충분한 공감대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세계 최초로 헌법에 자연의 권리를 명시한
에콰도르의 사례처럼,
제도 도입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개발과
보존 사이의 이해관계 조율,
그리고 생태 교육이 필수적인 과제로 꼽힙니다.
<인터뷰 : 신정환 / 한국외국어대학교 중남미연구소장>
"아무리 좋은 정책이나 제도라도 구성원들 간의 합의가 없다면은 제가 볼 때는 실현되기가 힘들고 설사 실현된다고 그래도 그것이 과연 열매를 맺을 수 있을까 저는 의심스럽습니다. 제일 또 근본적으로는 우리 세계가 지금 맞고 있는 심각한 기후 위기, 생태 문명의 위기를 설득시키는 생태 교육이라는 것도 굉장히 중요할 것이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주 바다 생태계의 지표종인 남방큰돌고래.
관찰 가이드라인의 세밀한 보완부터
생태법인이라는 새로운 제도적 시도까지,
인간과 돌고래의 상생을 위해 논의해야 할
다양한 과제들이 놓여 있습니다.
남방큰돌고래를 단순한 관람 대상을 넘어
제주 바다를 함께 살아가는 동반자로 바라보는 인식의 전환.
그 변화가
실질적인 보호 대책으로 이어질 때
제주 바다는
비로소 돌고래와 인간이 함께 살아가는 바다가 될 수 있습니다.
KCTV뉴스 김지우입니다.
김지우 기자
jibregas@kctvjej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