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체전에서 나온 메달은 색깔을 떠나
값을 매길 수 없을 만큼 가치 있겠죠,
그런데 오늘 레슬링 고등부 경기에서 나온 금메달은
그 어느 메달보다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경기 하루 전 아버지상을 치른 한 선수의 투혼이
제주 레슬링 선수단에 세 번째 금메달을 안겼습니다.
조승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제 95회 전국체전
레슬링 그레꼬로만형 남자고등부 76kg급 결승전.
남녕고 고운정이 긴 탐색전 끝에 들어던지기 기술을 시도하자
부산체고 오시영이 다리를 이용해 공격을 막습니다.
상반신 기술만 허용된 그레꼬로만형에서
다리를 이용하는 건 엄연한 반칙.
계속된 들어던지기 기술에
다리로 공격을 막는 과정이 세 번 반복되자,
상대 선수에게 실격이 주어집니다.
금메달이 확정되는 순간,
고운정이 두 손을 번쩍들어 승리의 기쁨을 만끽합니다.
<고운정 / 남녕고 3 (레슬링 금메달) >
이제까지 힘들게 운동했는데, 고비가 있다가 체중감량도 어렵게
하고 시합 잘 마무리돼서 기분이 정말 좋다.
고운정은 전국체전에 앞서
2개의 전국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등
메달이 유력했습니다.
하지만 전국체전과 동시에 부친상이라는 비보가 날아들며
체전 참가가 불투명했습니다.
집안의 둘째 아들로서 장례를 치르느라
막바지 훈련도 뒤로 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아버지의 빈자리에다 훈련량도 부족한 악조건 속에서
값진 결과를 얻은 손자가
할머니는 누구보다 자랑스럽습니다.
<오백합자 / 고운정 선수 할머니 >
너무 착하고 너무 자랑스럽고 먹이지 못하면서도 키워놓은 게
잘 키워졌구나 생각한다.
아버지의 영전에 금메달을 바친 고운정은
이제 전국체전을 넘어 더 큰 꿈을 꾸고 있습니다.
<고운정 / 남녕고 3 (레슬링 금메달) >
할머니한테 제일 고맙고 아빠 친구들한테도 응원해줘서 고맙고,
대학교 가서 성적을 더 내서 상무 거쳐 국가대표까지 되겠다.
제주 레슬링 선수단에 세 번째 금메달을 안긴
고운정의 투혼이
금빛보다 환하게 빛나고 있습니다.
KCTV 뉴스 조승원입니다.
조승원 기자
jone1003@kctvjeju.com